오피니언 사설

[사설]정부사업 타당성조사 면제 남발하는 것 아닌가

정부가 3일 국무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반영될 청년 일자리 9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안건을 통과시켰다. 예타 면제 조치는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재정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추경의 생명은 타이밍이라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수백억~수천억원의 혈세가 소요되는 사업인데도 객관적 검증도 없이 정부 안으로 확정하는 것이 선뜻 납득되지 않아서다. 세금을 투입한들 정책의 약발이 듣겠느냐는 논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예타는 대규모 공공사업의 경제성과 사업성 등을 판단하는 절차로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물론 이번 예타 면제가 현행 법령을 어긴 것은 아니다. 국가재정법은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해 국가 정책으로 필요한 사업에 대해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경에 반영된 고교 취업연계장려금 지원 등 9개 사업은 면제 기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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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행 면제 기준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면제 대상에 넣지 못할 공공사업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그저 ‘긴급하게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는 명분만 만들면 된다. 정부 입맛대로 운영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22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타당성 조사를 건너뛰어 버린 결과 지금까지 혈세낭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타 면제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서 고무줄처럼 제멋대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 그러잖아도 재정적자가 만성화하고 복지재원 조달에 애를 먹는 마당이 아닌가. 예타 면제가 남발되지 않도록 요건과 대상 등을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정부 스스로 재정준칙을 허무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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