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살인·상해...흉포화하는 보험사기

적발 2014년 81건→16년 164건 쑥

변사체·노숙인 이용 보험금 타내

억대 보험금 노려 신혼 부인 살해도

0415A28 살인상해 보험사기



경기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살인·상해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30 등 청년세대가 극단적인 보험사기에 갈수록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살인·상해 보험사기가 최근 수년 동안 가파르게 늘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센터에 따르면 살인·상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지난 2014년 81명에서 2016년 164명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2017년 역시 상반기 기준으로 52명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살인·상해 보험사기는 자동차 사고 등 교통 관련 보험사기에 비해 보험금 규모가 훨씬 크다. 게다가 과다청구 등 질병 관련 보험사기보다 자체 조작이 쉬운 게 특징이다.


최근 들어 청년층이 직접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여행 중 경미하게 다쳤어도 장기간 통원치료를 받거나 치료 부위를 수시로 바꾸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한 뒤 미국 병원에서 상해 부위명을 바꿔가며 장기간 통원치료해 보험금 2,100만원을 타낸 A씨 등 관련 혐의자 80명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10년 동안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하면서 수도권 내 병원 14곳을 옮겨다니며 보험금 3억원을 타낸 30대 여성 A씨와 A씨의 남자친구, A씨의 친모 등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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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 등 극단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범죄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신혼여행지인 일본 오사카에서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부인(19)에게 미리 준비한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 B(22)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갈수록 보험사기 방식이 교묘해져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호소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노숙자들이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몇 년 지나지 않아 행방불명되면서 엉뚱한 사람이 보험금을 타가는 등 살인이 의심되는 사건도 발견된다”며 “변사체가 발견되면 최근 보험 가입 여부부터 확인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빈틈을 노린 일부 병원의 불법영업이 보험사기를 부채질한다고 꼬집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환자가 별생각 없이 찾아가도 일부 병원이 나서서 허위입원이나 보험금 과다청구를 유도한다”며 “방학마다 초등학생 자녀를 병원에 강제입원시켜 보험금을 타가는 학부모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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