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생로병사의 비밀’ 췌장암, 조기 진단과 맞춤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 췌장암, 조기 진단과 맞춤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



4일 방송되는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췌장암, 희망은 있다!’ 편이 전파를 탄다.

눈부신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70% 이상이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이상 생존 가능한 요즘, 환자들을 여전히 두렵게 하는 암이 있다. 바로 췌장암이다. 조기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고, 다른 암보다 빨리 자라고 잘 퍼지며, 뒤늦게 진단돼 수술도 어려운 암! 걸리면 10명 중 1명만이 살아남는다는 무서운 암!!


하지만 이러한 췌장암에도 최근 조금씩 희망이 보이고 있다. 항암 약물과 수술기법의 발달로 이전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들도 일부 수술이 가능해졌고, 피한방울로 췌장암을 정확히 진단하는 검사법과 췌장암 맞춤 표적치료제의 연구도 한창이다.

이번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췌장암의 원인과 치료법은 물론 췌장암을 의심할만한 특징적인 증상들과 진단검사의 중요성, 그리고 췌장암의 최신 연구에 대해 다각도로 알아본다.

▲ 10명 중 1명만 살아남는 암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발생률은 4년 연속 하락했다. 2012년 이후 전체적으로 매년 6.1%씩 발생률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췌장암은 오히려 전년대비 5.7%나 환자가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가운데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한 암이기도 하다. 암 발생률은 8위지만 사망률은 5위에 이른다. 2015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대를 기록했고 사망률 1위인 폐암마저도 이제 4명 중 1명은 5년 이상 생존이 가능한데, 췌장암은 이제야 5년 생존율 10%를 간신히 넘은 상황이다. 췌장암이 이렇게 이겨내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암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 발견하기도 치료하기도 어려운 암

췌장암이 치료가 어려운 암, 치명적인 암이 된 이유는 일단 발견이 늦고 진행이 빠르다는데 있다. 4개월 전인 지난 연말, 췌장암 진단을 받은 이찬임(62)씨. 명치끝을 쿡쿡 찌르는 복부통증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하며 원인을 찾다보니 발견이 늦었다. 진단 당시 이미 4기로 췌장 꼬리 부분에 7cm 크기로 자란 암은 비장과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췌장암은 진행정도에 따라 총 4기로 나뉘는데 수술이 가능한 1-2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많아야 20%, 나머지 80%는 이렇게 이찬임씨처럼 수술이 불가능한 3-4기에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암의 진행이 무척 빨라서 1기에서 4기까지 진행되는데 1년이 채 안 걸리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은 또한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 되는 암이다. 소화가 안 되고 명치가 아픈 증상으로 고생하던 박영분(65)씨도 췌장암이 원인이었다. 발견당시 2기로 다행히 수술이 가능했지만 수술 후 몇 달 만에 췌장암은 간까지 전이된 상태로 재발했다. 췌장암 자체의 생물학적인 특징이 다른 암에 비해 훨씬 공격적이라 초기에 이미 혈액을 통해 전이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췌장암을 알리는 위험신호에 주목하라!


이렇게 발견이 늦고 어려운 암이지만 췌장암도 자신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면 조금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월, 갑작스런 황달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안현수씨. 췌장 머리 쪽에서 자란 3.5cm크기의 암이 담즙이 내려가는 통로인 담도를 막아, 배출되지 못한 담즙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황달이 왔던 것이다. 그래서 황달은 췌장암 환자들이 흔히 경험하는 증상중 하나다. 황달보다 더 흔한 증상은 복통과 체중감소다.

관련기사



1년 반 전, 췌장암 수술 받은 윤완태(54)씨. 그가 처음 느낀 증상도 등과 복부의 통증이었다. 동네 병원을 전전하며 4개월 이상을 허비하고 체중이 10kg 이상 빠진 후에야 췌장암 진단을 받게 됐다. 이렇게 체중이 6개월 안에 평소대비 10%이상 감소하거나 등쪽으로 뻗치는 복통이 느껴지는 것은 췌장암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년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당뇨 역시 췌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윤완태씨 역시 평소에 없던 당뇨가 갑자기 생겼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후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들의 경우, 3년 안에 췌장암이 발병하는 확률이 일반인의 8배에 달했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이 있어 췌장암이 의심된다면 의사와 상의해 한번쯤 복부 CT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대중적인 진단검사인 복부 초음파는 몸 깊숙이 숨겨져 있는 췌장을 정확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로서 췌장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이다. 췌장의 머리 쪽에 암이 발생한 경우, 췌장 머리와 암이 침습했을 가능성이 있는 담도와 담낭, 십이지장, 소장 일부를 함께 절제하는 췌두 십이지장 절제술을 실시한다. 과거엔 위 일부를 함께 절제했지만 요즘은 위를 절제하지 않아도 생존율이 높아졌고 위를 남기는 것이 소화기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문부를 보존하는 것을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췌장의 꼬리 쪽에 암이 발생한 경우엔 췌장과 비장을 함께 절제한다.

이런 수술은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되거나 주변 혈관을 파고들었을 때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최근에는 항암치료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이 가능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발견 당시 암세포가 주요 혈관을 침범해 수술이 어려웠던 이종만씨(68)는 6차례 항암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여 수술에 성공했고, 간전이가 의심돼 수술이 어려웠던 김현순씨(57) 역시 항암치료로의 효과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서울대 병원 통계에 따르면 항암 후 수술을 한 그룹이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한 그룹에 비해 재발률이 적고 생존율은 2배 가까이 높았다.

▲ 췌장암 극복의 길 - 조기 진단과 맞춤치료

췌장암을 정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과 환자별 맞춤치료. 그래서 한 대학병원에선 지금 피한방울로 췌장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종양 표지자 CA 19-9만으론 췌장암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췌장암에 반응하는 바이오 마커들을 새로이 발굴, 진단율을 높인 것. 실제로 비교 결과, 기존 마커에 비해 진단 정확도가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종양의 특징이 다르고 다양해 치료가 쉽지 않은 췌장암의 특성상 환자별로 맞춤 가능한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이러한 조기 진단의 중요성과 항암치료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2010년 췌장암 수술을 받고 햇수로 9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는 권혁채(71)씨. 예후가 안 좋기로 유명한 췌장암을 이기고 장기 생존중인 그의 비결 역시,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이다. 5년 전 췌장암 3기 진단을 받은 노원효(68)씨 역시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결과, 췌장암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생활 중이다.

걸리면 죽는 암으로 여겨지며 환자들을 두렵게 하는 췌장암! 하지만 조금씩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는 췌장암의 모든 것을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알아본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