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이에는 이” 2차 대미 맞보복 조치 발표

■미국산 대두·자동차 등에 25% 보복관세…“시행일 추후 공표”

中관세세칙위원회, 14개 분야 106개 품목 발표…블룸버그 “항공기도 포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고율관세 1,300개 품목 발표 직후 곧바로 미국산 대두(메주콩),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 무역 압박에 “이에는 이”로 대응하겠다는 중국의 경고가 현실화하며 우려했던 미중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의 시행 시기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을 보고 추후에 공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발표한 106개 품목에는 대두와 자동차 외에 항공기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무역 갈등 해결에 중국은 충분히 성의를 보였고 노력을 했지만 미국이 또다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비난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이성을 가지고 조속히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지양해야 하며 양측의 대화와 협상은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301조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 상무부, 외교부, 주미 대사관, WTO 대표단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과 권익 수호 결심을 표명했고 다음은 실행에 옮기는 것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즉각 반발하며 맞보복 2차 조치를 발표하면서 주요 2개국간 진흙탕 무역전쟁은 이제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전면전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며 “중국은 즉시 미국의 관련 행위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당국이 2차 맞보복 조치 카드로 꺼내든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자동차, 항공기는 미국 경제는 물론 트럼프 재선 가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대두의 경우 미국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이미 중국 당국은 자국 대두 농가 보조금 조치를 발표하며 미국과의 전면전에 대비한 포석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봉황망은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올해 자국 대두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 농업농촌부와 재정부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농업과 농가 우대를 위한 8개 영역, 37개 조치를 발표하고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지역의 옥수수와 대두 농가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각 성 인민정부가 중앙정부 기준과 현지 실정을 결합해 보조금 표준을 정하되 대두가 옥수수보다 높게 책정되도록 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대두 농가 보조금 지급 조치는 미국산 대두수입 중단에 대비해 자체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농장 지대가 밀집한 주)를 겨냥한 보복 조치를 펼치기 전에 자국 관련 산업의 보호 조치를 미리 취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동차 분야 역시 중국이 벼르던 맞보복 대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100억 달러(약 11조원)의 자동차를 미국에서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 수입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쉬하이동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비서장 조리는 “만일 무역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을 잃을 것”이라며 “미국 업체는 독일과 일본 업체와 극심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중국 시장을 잃는 것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 세계 판매량의 40%를 중국 시장에 팔아치웠고 캐딜락의 중국 판매량도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도 지난해 중국에서 미국 매출과 비스산 20억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당장 전기차 시장의 큰 손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대한 압박 조치에 나서면 자금난에 봉착한 테슬라는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맞보복 대상으로 꼽히는 미국 항공사 보잉도 지난해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인도했다. 향후 20년간 7,240대, 무려 1조1,000억달러(1,200조원)의 항공기를 중국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이 제동을 건다면 당장 매출 실적에 큰 충격이 예고된다.

미중 무역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돌입하면서 향후 미국 국채 매각 카드가 중국의 2차 맞보복 조치에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 국채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이 자국 금융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국채 전격 매각 카드를 꺼내 들 경우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일대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국채 매각 카드까지 동원하는 G2 양국의 무역 전면전은 전 세계에 큰 충격파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도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