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관리 받는 에어컨' 승부수 던진 청호나이스

스탠드형 등 에어컨 7종 선보여

청정기·제습기 등 제품 다각화로

'에어 케어 솔루션' 몸집 불리고

가정용 렌털시장 점유 확대 전략

청호나이스가 에어컨 시장에 뛰어들며 제품군 다각화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에어컨 출시를 계기로 청정(공기청정기), 습도(제습기), 온도(에어컨)를 아우르는 ‘에어 케어 솔루션(Air Care Solution)’ 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가정용 렌털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청호나이스는 4일 ‘관리받는 에어컨 시대’를 모토로 스탠드형 에어컨을 비롯한 에어컨 7종을 내놓고 에어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출시한 에어컨은 벽걸이형 3종과 스탠드형 2종, 포터블 에어컨 2종이다.


브랜드는 강력한 성능을 의미하는 ‘하이파(High Powered Air Conditioner)’로 정했다. 이석호 대표는 “청호나이스는 물과 공기를 다루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라며 “앞으로 당사의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를 통해 에어컨도 제대로 관리받아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청호나이스는 기존에 대기업이 독점해온 에어컨 시장에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통해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에어컨 판매가 끝나면 고객이 필터나 청소 등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청호나이스는 에어컨 구매 고객들이 이러한 방식에 불편을 느꼈다는 점에 착안, 에어컨 판매와 케어 서비스를 결합해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고객이 에어컨을 구매하면 연 1회, 총 3년 동안 전문케어 서비스 조직(PCC)이 직접 방문해 제품점검과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청호나이스의 전국 2,000여곳의 엔지니어 조직이 직접 설치를 진행해 성수기 시즌에도 고객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에어컨 모델 전체에 동파이프(배관)를 적용, 품질에 대한 신뢰도 끌어 올렸다.




그동안 청호나이스는 정수기, 비데, 연수기 등 물 관련 생활가전과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공기를 다루는 생활가전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청호나이스가 에어컨 시장에 진출한 데 대해 업계 3위로 추락한 현실에 대한 타개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청호나이스는 한때 코웨이와 함께 정수기시장을 양분했으나 현재 3위로 주저앉았다.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정수기 시장 약 37%(지난해 기준), 공기청정기 시장 약 24%, 비데시장 약 28%에 달하는 등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16년부터 직수형 정수기로 시장 확대에 나선 SK매직에 밀리면서 영업이익이 2015년 130억원에서 2016년 1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직수형 정수기 1위인 SK매직은 의류건조기 등 신시장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코웨이를 넘어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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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최근 4년간 청호나이스의 영업이익률은 2~3%대에 머물렀는데 17~20%인 코웨이는 물론 7~10%인 업계 평균 이익률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라며 “청호나이스가 주력했던 역삼투압형 정수기도 점점 인기가 꺾이고 있는 점에서 위기감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업계 1위, 2위인 코웨이와 SK매직이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청호나이스는 ‘관리형 에어컨’이라는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최근 가정용 렌털 시장에서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는 청호나이스가 회사 볼륨을 키워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SK매직의 모회사 SK네트웍스와 웅진 등이 청호나이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청호나이스 측은 “현재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장은 인수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회사 규모가 커지고 매각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는 딜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에어컨 판매가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에어컨은 시즌성 제품인데다 대형 가전이어서 설치 등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수익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품목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5년 동양매직이 캐리어·도시바 에어컨을 판매했으나 설치비 등으로 마진이 나지 않아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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