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셰플러 등에서도 인더스트리4.0의 핵심 기술인 산업정보 예측 솔루션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윤병동(48·사진) 원프레딕트 대표는 최근 서울대 공대 연구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더스트리4.0의 핵심은 생산·품질·물류·안전 등과 관련된 산업정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시간공과대·메릴랜드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윤 대표는 지난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학연 공동법인 사업으로 원프레딕트를 창업했다. 설비의 신뢰성과 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진단·예측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온 그는 공학적 지식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해 글로벌 데이터챌린지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발전소 터빈과 정유공장의 대형 원심압축기, 송전·변전 설비, 반도체 장비, 풍력발전기, 항공기 엔진, 배터리 등 윤 대표가 고장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원프레딕트는 산업정보 예측 솔루션 ‘가디원’으로 인더스트리4.0의 본고장인 독일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수천만 원짜리 산업용 베어링을 만드는 셰플러가 베어링 고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요청해 해결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셰플러는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플랫폼에 원프레딕트의 예측진단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가디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나 독일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일본, 내후년에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프레딕트의 올해 매출은 25억원선으로 예상된다. 미국·일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오는 2020년에는 1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정보 예측 솔루션 시장의 규모가 2020년 연 40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원의 활용 범위 역시 무궁무진하다. 윤 대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의 웨이퍼나 유리원판을 나르는 로봇과 제조설비의 고장을 예측하고 공정 품질도 선별한다”며 “나사 에임즈연구소와의 우주선 시험설비 성능 예측 솔루션 공동개발도 제안받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프레딕트는 현재 셰플러 외에 미쓰비시·ABB·지멘스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SK에너지·한전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윤 대표는 “최근 한 고객사로부터 터빈의 고장 여부와 고장 위치를 예측·진단해달라는 의뢰를 받아 검증을 했는데 굉장히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면서 “AI 딥러닝 알고리즘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고 AI에 기계공학에서 배우는 4대 역학을 융합하면서 훨씬 정확한 예측 진단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글로벌 터빈 제작사나 운용사보다 훨씬 정확한 결과”라며 “복잡한 산업설비의 예측 진단에는 딥러닝과 물리지식을 혼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본격 진출과 신기술 개발 확대를 위해 국내외 투자유치에도 적극 나서며 대학 창업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피력했다. 그는 “교수가 창업해 성공하기가 녹록지 않은데 다행히 산학연 공동법인 사업에 선정돼 연 3억원씩 5년간 지원받아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