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라이벌은 대형 마트가 아니라 온라인몰입니다.”
5일 60년 역사의 국내 최대 재래시장인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이 이마트와 손잡고 문을 연 ‘상생스토어’. 지난해 7월 경동시장 측이 제안하고 이마트가 손을 잡아 탄생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점에 기대를 품은 상인들이 모였다.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장은 “지난 13년 동안 사실 전통시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변하지 않았다”며 “고객이 노령화되고 젊은 고객을 온라인몰로 빼앗기는 등 시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전통시장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40대 젊은 고객을 끌어들여 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 마트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경동시장 신관을 리뉴얼해 서울에서 처음 개장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이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신관 2층에 자리 잡은 노브랜드와 새롭게 바뀐 매장 및 작은도서관, 카페 숲 등을 구경하러 온 주변 상인과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문을 연 노브랜드 경동시장점은 400㎡(121평) 규모로, 당진어시장(2016년 8월 개점)·구미선산시장(2017년 6월) 등에 이은 5번째 상생스토어다. 올해 이마트는 5곳 이상 추가 오픈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경동시장점은 경동시장 측의 유치 제안을 계기로 8달간의 협의 끝에 이뤄졌다. 1960년 문을 연 경동시장은 현재 약 730여 개 점포가 영업 중이지만 60세 이상 유동인구가 전체의 55%를 넘길 정도로 젊은 층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게다가 본관에 있던 극장까지 문을 닫으며 공실도 늘어나 신관 3층은 대부분 비었고, 2층도 총 1,801㎡ 중 60%가 공실이었다.
이마트는 이번 상생스토어를 입점시키면서 신관 2층 전체를 새로 구성했다. 빈 매장은 철거하고 영업 중인 29개 인삼·패션 매장은 고객 유입 동선에 전면 배치했다. 안쪽에는 노브랜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과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 등이 들어섰다. 인삼매장을 거쳐 상생스토어에 들어오고, 휴식도 취하는 집객 공간이 마련됐다.
경동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는 냉동 과일·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는다. 영업시간도 고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한 시간씩 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한편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의 시장 살리기 효과는 수치로써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오픈한 당진어시장 노브랜드는 시장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객이 2015년의 2배가 훨씬 넘는 5,019대(2017년)로 급증했다. 이 외에 동네 마트(화인 마트)와 나란히 개점한 안성맞춤시장도 화인 마트 일 평균 방문객이 노브랜드 개점 전 550명 수준에서 700명 수준으로 30%가량 증가했다. /심희정·이재유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