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BNK지주, 업계 10위 MG손보 품나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 접수

자회사에 '보험'없는 BNK가 눈독

MG손보 자산규모 3조4,000억대

RBC비율 100% 미만으로 떨어져

인수 땐 대규모 증자도 고려해야

091523 MG손해보험 지분구조



부산은행 등을 자회사로 둔 BNK금융지주(138930)가 업계 10위권인 M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G손보 매각주간사인 KB증권과 삼일회계법인이 이달 말까지 매각안내서를 보내 인수의향서를 접수하는 중으로 BNK지주 등 복수의 금융기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매각에 간여하는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희망자 중에서는 BNK지주가 가장 적극적인 편”이라며 “자회사 중 손보사가 없기 때문에 MG손보 인수 시 추가 증자 부담 등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다음 달 예비 실사 과정에서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대상은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보 지분 93.93%다. MG손보는 당기순손실이 2015년 489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3조 4,000억원 규모다.

부산·경남에 근거지를 둔 BNK지주는 부산은행·경남은행, BNK캐피탈·투자증권·저축은행·자산운용·신용정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BNK지주는 순이익의 90% 이상이 은행에 치우쳐 있고 은행 고객 중 중소기업과 거래가 많아 시너지 효과가 높은 손보사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손보업 인가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인수합병(M&A)이 유일한 방안으로 꼽힌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3년 MG손보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NH농협은행·새마을금고·한국증권금융 등 대주단으로부터 지분을 담보로 9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당시 자베즈파트너스는 MG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을 150%이상 유지하겠다고 약정했으나 2016년 말 이후 150% 밑으로 떨어졌고 자베즈파트너스의 주요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유상증자를 미루면서 대주단은 이 약정을 근거로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MG손보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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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은 대출금 900억원과 적정 RBC비율을 충족하기 위한 유상증자 대금을 합친 2,000억원 안팎을 매각가로 희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MG손보는 3월말 현재 잠정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당장 필요하다.

또한 RBC를 대체해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가 도입되면 원가로 평가하던 일부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필요한 자본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MG손보 인수자는 이에 따른 증자 규모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보험사를 둔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성장보다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PEF보다는 금융지주가 인수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다만 보험사를 경영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NK지주가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민연금에 이어 BNK지주의 2대 주주인 롯데그룹의 의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가 BNK지주의 지분 11.33%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호텔이 롯데손해보험을 갖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롯데제과는 2017년 10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중간금융지주회사가 허용되지 않으면 금산분리법에 따라 2019년까지 BNK지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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