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S리포트] "교수 회식 비용까지 내줘야 하나요"...유학생이 본 이상한 韓대학원 관행

아프리카 출신의 마이클(가명)씨는 지난 2010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는 이미 본국에서 경영학 학사, 유럽의 한 국가에서 석사까지 취득한 후 국내 대학으로 와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 논문과 관련해 그는 2년간 지도교수는 물론 논문평가교수들에게 여러 차례 중간점검과 발표 등을 진행했다. 발표할 때마다 지도교수는 다른 평가교수들과 함께 회식을 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식당 예약을 종용했다. 회식비용은 마이클씨가 전적으로 부담했다. 마이클씨는 “본국과 유럽에서 공부할 때는 회식비용을 학생이 부담하는 경우가 없어 한국의 이런 관행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한국 사제문화를 이해하지만 회식 때마다 15만~20만원씩을 혼자 부담했는데 이런 관행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중국인 피아오씨는 지난 학기 논문심사를 앞두고 지도교수에게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에 당황했다. 심사 전에 교수에게 선물하는 것이 의례라는 대학원생들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선물을 준비했다. 그는 “심사 전에 선물을 준비하지 않으면 논문 합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동기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선물을 샀지만 씁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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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들은 교수와의 회식비를 학생들이 떠안고 교수 선물 구매를 위해 갹출하는 등의 관행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에서 교수를 존중하는 문화는 이해하지만 금전적인 접대가 필요하냐는 데 대한 의문이다. 실제 미국·독일 등 해외 대학의 경우 등록금 외에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부당하게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미국에서 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강모씨는 “학교나 교수 측이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는 없으며 교수들은 금전을 바라는 행위가 명예롭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 탐사기획팀은 우월한 지위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강요된 금전대여 및 각출행위, 부당한 노동 등 각종 물질적·신체적 착취를 당한 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부당한 요구를 거부했을 때 당했던 보복에 대한 경험도 듣고자 합니다. 잘못된 관행과 부당한 착취를 바로잡고자 하는 분은 서울경제신문 탐사기획팀 이메일(investigate@sedaily.com)로 제보하면 됩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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