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3학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6년제 약학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14년 만에 약대 신입생(2022학번) 모집이 부활하는 셈이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약학대학 학제를 현행 ‘2+4년제’와 새로운 ‘통합 6년제’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5월 21일 입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2+4년제는 약대가 아닌 다른 학과·학부에서 2년 이상 기초·소양교육을 받은 뒤 약대에 편입해 4년간 전공교육을 이수하는 교육체제다. 교육부는 약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약대 수업연한을 6년으로 늘리고 2009학년도부터 2+4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약학교육과 기초교육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자연계·이공계 학생들이 약대 편입 때문에 대거 휴학하는 현상이 생긴다는 반발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약대가 다른 학과처럼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를 신입생으로 뽑아 6년간 기초교육과 전공교육을 모두 맡는 ‘통합 6년제’를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새 제도는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2학년도부터 시행한다. 학생들이 입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각 대학은 교육여건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국 35개 약대가 모두 통합 6년제로 바뀔 경우 2022학년도에 약 1,700여명의 신입생을 뽑게 된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관계자는 “전국 35개 약대를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했더니 모두 6년제로 전환할 계획이었다”며 “다만, 여건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시행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통합 6년제로 바뀌는 약대는 기존보다 2개 학년 편제정원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정원에 맞게 교사(학교건물)·교지·교원·수익용 기본재산 등 4대 요건을 갖추거나, 다른 학부·학과 정원을 줄여 편제정원을 기존과 같이 맞춰야 한다. 통합 6년제를 도입하면 편입생은 4년, 신입생은 6년간 공부하게 되면서 일정 기간 졸업생이 없기 때문에 약사인력 수급을 위해 2년간 편입제도를 병행한다.
교육부와 한국약학교육협의회는 각 약대가 학제를 바꿀 경우 사회적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학생을 입학정원의 7% 이상(정원 외 모집) 선발하도록 했다. 지방 약대의 경우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졸업예정자 포함)를 입학정원의 30%(강원·제주권은 15%) 이상 뽑는다. 교육부는 이번 학제개편으로 그간 지적됐던 다양한 부작용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다수 의학전문대학원에 이어 약대도 고교 졸업생 가운데 신입생을 뽑는 방식으로 ‘유턴’하면서 고교생들 사이에서 의·약대 쏠림 현상이 나타날 우려를 표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