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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질환자 울리는 미세먼지·진드기…실내공기·침구 관리도 신경 쓰세요

미세먼지·황사가 자주 엄습하는 요즘에는 실내공기의 질과 환경관리가 중요하다. 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자가 있으면 더욱 그렇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으로 코·기관지 점막 등이 염증으로 부어 있으면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고 녹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만성 호흡기 질환자나 비염·축농증 등 코 질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와 증상 악화 예방책이 필요하다. 깨끗한 실내공기를 유지하려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날 창문을 열고 실내 환기를 시켜야 한다. 실내 습도는 55% 이하, 온도는 22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서울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호흡기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서울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호흡기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침대 시트 등 자주 청소·세탁하고 천식엔 흡입제 치료 필수

알레르기 질환은 집먼지진드기·꽃가루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알레르겐)과 감기·흡연·미세먼지·황사 등 환경적 악화 요인이 유전적 요인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먼지와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쉬운 침구는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침구용 진공청소기로 자주 청소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 맑은 날에 뜨거운 물로 침대 시트 등을 세탁하고 햇볕에 널어 말리는 게 좋다. 알레르기 질환자라면 집먼지진드기 투과하기 어려운 기능성 소재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담배 연기는 알레르기 질환자의 호흡기·피부 건강에 매우 해롭기 때문에 본인이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반드시 흡연을 삼가야 한다.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기도 벽이 부어오르고 기도가 좁아져 경련이 일어난다.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외에도 가슴통증을 느끼거나 목구멍에 이물질이 걸린 것같은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인자(집먼지진드기·꽃가루·곰팡이·애완동물·바퀴벌레·음식 등)와 악화인자(기후변화·대기오염·담배연기·감기 등)가 개인마다 달라 이를 정확히 알고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를 혼합한 흡입제로 꾸준히 치료하면 사망 위험 등을 낮출 수 있고 유해 반응의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조언했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알레르기 비염, 원인물질 찾아내 생활습관·환경 개선해야

4월에는 미세먼지·황사와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한다. 지난 2010~2015년의 경우 4월에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평균 92만4,000명으로 2월에 비해 12만명가량 늘었다.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인구 5,094만명의 13.4%나 되는 약 684만명(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이 이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환자 10명 중 3명은 12세 이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꽃가루·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비듬과 같은 원인물질(알레르겐)을 감지한 뒤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끊이지 않고 코막힘 증상을 보이는데 아침에 가장 심하다. 눈·코·목 등의 가려움증, 두통, 후각 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누런 콧물과 함께 기침·열을 동반하는 감기와 다르다. 중이염·부비동염·인두염 등 합병증이나 천식·아토피피부염·결막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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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알레르기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를 찾아가 피부반응시험·혈액검사 등과 진찰을 통해 원인물질을 찾아내고 생활습관·환경을 개선해 최대한 노출을 피해야 한다.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이른 아침에는 실외운동·환기를 자제하고 침실에 애완동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씨앗·깃털 베갯속과 카펫은 피하고 침구 커버는 주기적으로 삶아 일광소독하거나 비침투성 재질로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 때는 황사·미세먼지 마스크를 하고 귀가 후에는 서둘러 샤워한 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자주 청소하고 실내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콧물·재채기에 효과적인 항히스타민제와 코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분무제 등으로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알레르겐을 소량에서 시작해 차츰 투여량을 늘려 내성을 길러주는 면역요법도 있는데 1년 이상 지속해야 하고 3~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특정 알레르겐에 대해서는 최대 80%까지 치료 효과가 있다. 비염이 오래 지속돼 코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완치시키지는 못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새로운 알레르겐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되고 전신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김태훈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재채기·콧물·코막힘 등 비염의 대표적 증상이 일주일~10일 이상 계속되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유영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아토피 피부염, 천식·알레르기 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장벽 기능이나 면역체계 이상,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다. 심한 가려움증, 건조하고 윤기 없는 피부가 특징이다. 연간 진료인원은 93만명에 이르고 4세 이하가 3분의1, 9세 이하가 절반가량 된다. 70~80%는 가족력이 있다.

아토피는 태열과 달리 생후 2개월 이후부터 생긴다. 얼굴·목·몸통과 팔다리 부위 등에 가려움을 동반한 좁쌀알 같은 홍반이 생기면 의심해봐야 한다. 2~10세 어린이는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등 굽힘 부위와 엉덩이·손목·발목 등에 잘 생긴다. 감기에 걸려도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산모의 우울과 스트레스는 자녀의 아토피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국립보건연구원과 육아정책연구소의 장기추적조사 연구에 따르면 우울·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산모가 낳은 자녀에게 아토피가 발생할 위험은 건강한 산모 자녀의 1.4배, 1.85배나 됐다.

증상이 악화하면 스테로이드연고·항히스타민제·면역조절제 등을 빨리 적절하게 사용해 염증·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게 좋다. 정확한 진단과 병의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목욕은 매일 미지근한 물로 10~20분 하거나 샤워 위주로 한다. 절대 때를 밀지 말고 비누는 2~3일에 한 번 정도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보습제는 목욕이나 샤워 후 3분 안에, 그리고 중간중간 최소 2번 이상 발라주는 게 좋다. 면이 들어간 옷을 입고 손발톱은 짧게 관리해 긁는 행위로 피부가 손상을 받지 않도록 한다.

유영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릴 때 아토피 피부염을 앓으면 성장하면서 천식, 알레르기 비염으로 이어지며 ‘알레르기 행진’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여겨 감기약만 먹으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혜림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집먼지진드기·애완동물 등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는 각종 유발인자를 멀리하는 게 좋다”며 “악화할 경우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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