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안방극장에 눈물샘을 폭발시키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안방극장에 따뜻한 감성을 촉촉히 적시며 연일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 김성용, 이하 ‘손 꼭 잡고’)가 회를 거듭할수록 차곡차곡 쌓였던 인물 간의 감정선이 폭발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시키고 있다. 삶의 끄트머리에서 가족의 사랑을 되새기며 잔잔하지만 힘있게 시청자들의 마음 속 깊숙한 곳을 두드리는 ‘손 꼭 잡고’의 명장면 여섯을 꼽아봤다.
# 한혜진, 분노의 오열! 뇌종양 확진에 감출 수 없는 두려움 폭발!
2회, 현주(한혜진 분)에게 뇌종양 확진이 내려졌다. 한편 현주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처럼 자신도 병에 걸릴까 평생을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왔던 인물. 결국 내려진 뇌종양 판정에 현주는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무너져 내렸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솟구치는 두려움을 현주는 분노로 표출했다. 의술이 좋아졌다는 의사 석준(김태훈 분)의 말도 현주에게는 입에 발린 소리라고 여겨질 뿐이었다. 특히 현주는 자신의 엄마가 뇌종양으로 어떤 삶을 살았고, 또한 어떤 고통 속에 죽어갔는지 모든 과정을 지켜본 터. “뇌종양이면 얼마나 살 수 있죠?”라며 잔뜩 날이 선 현주의 날카로운 물음이 되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후 병원 밖으로 나온 현주는 울음 조차 나지 않는 듯,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생각에 잠겨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극대화시켰다. 마치 앞으로 불어 닥칠 자신의 운명을 그려내는 듯한 현주의 마른 표정이 보는 이들의 슬픔을 배가시켰다.
# 혼자 남을 남편 윤상현을 위한 한혜진의 첫 번째 하얀 거짓말,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4회 엔딩, 현주는 자신의 병으로 인해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에 대해 많은 부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도영(윤상현 분)의 옛 첫사랑 다혜(유인영 분)가 도영을 못 잊었다며 찾아온 상황. 이에 현주는 도영을 다혜에게 보내주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홀로 남겨질 도영과 딸 샛별(이나윤 분)이의 미래를 위해 현주는 나름대로 차근차근 두 사람의 앞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영은 현주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황. 자신을 교묘히 피하는 현주를 느낀 도영은 답답한 마음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며 소리쳤다. 이에 현주는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거짓 고백을 했다. 슬픔을 오롯이 홀로 감내하며 도영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시작한 현주의 담담한 말투가 되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 한혜진 결국 윤상현 앞 기절, 가슴 아픈 남산 꼭대기 이혼 선언
8회 엔딩, 현주와 도영은 남산에 올랐다. 남산은 도영이 현주에게 프로포즈를 했던, 두 사람에게 의미 있는 장소. 부부의 결실이 맺어졌던 남산 꼭대기에서 현주는 도영에게 법원에 가자며 최후의 이별 통보를 전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는 도영에게 “김도영씨와 오래 전부터 헤어질 준비를 해왔으니까”라며 차갑게 돌아서는 현주의 뒷모습이 가슴을 더욱 아릿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몇 걸음 못 가 쓰러진 현주와 처음으로 현주가 쓰러진 모습을 본 도영이 놀라 현주를 얼싸안는 장면은 앞으로 두 사람 앞에 놓여질 가슴 아픈 미래를 예고하는 듯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게 만들었다.
# 김태훈의 울부짖음, 한혜진을 향한 미안함과 자신을 향한 원망이 뒤엉킨 처절한 절규
9회, 석준은 평소와는 다르게 들뜬 표정으로 현주를 맞았다. 미국에서 현주와 같은 케이스의 환자를 치료할 수술 방법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것. 자신의 집 주소를 건네며 함께 수술 과정을 확인하자는 석준의 모습이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진행된 수술은 처참히 실패로 끝났다. 집으로 찾아온 현주에게 석준은 “죽었대요. 분명히 길이 보였는데 수술 시작하자 마자 뇌 속이 엉망진창이 돼서..”라며 울부짖었다. 현주를 향한 미안함과 자신을 향한 원망이 뒤엉킨 석준의 처절한 절규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평소 무표정으로 이성적인 면모를 보였던 석준이었기에 처참히 무너진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저릿하게 만들었다.
# 딸 이나윤의 순수한 위로, 눈물의 모녀 대화
10회, 유원지에 놀러 간 현주와 샛별. 하지만 갑작스런 통증으로 현주는 돌연 쓰러지고 만다. 앞서 샛별은 현주와 진태(장용 분)의 대화를 우연찮게 듣게 되며 이미 현주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차. 하지만 실제로 눈 앞에 엄마가 쓰러진 것을 본 샛별은 현주를 붙잡고 어쩔 줄 몰라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겨우 눈을 뜬 현주와 샛별이가 애잔하게 서로를 꼭 끌어안은 모습이 안쓰러워 보는 이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어린 줄만 알았던 딸 샛별의 위로가 극중 현주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무너지게 만들었다. 샛별은 “나한테 미안해 하지마. 엄마 잘못 아니잖아. 엄마 내가 뭐가 제일 힘들었던 게 뭔지 알아? 엄마가 계속 안절부절. 에이, 나한테는 그냥 다 말해도 되는데”라고 말하면서 현주가 슬퍼할까 떨어지는 눈물을 두 손으로 닦아냈다. 특히 눈물샘을 잠그려는 듯 두 눈을 손으로 꾹 누른 뒤 환하게 미소 짓는 샛별이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결국 터트리며 오열케 했다.
# 한혜진-윤상현의 가슴 저미는 이별 통화
12회, 현주는 독한 마음을 먹는다. 도영에게 자신을 향한 정을 떼 놓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이별을 결심한 것. 현주가 이혼을 요구하는 것이 단순히 다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도영에게 현주는 “다혜 때문이 아니야 여보, 작년 가을에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당신하고 같이 사는 게 죽는 거 보다 싫었어”라며 도영의 마음을 잔인하게 할퀴었다.
이후 믿기 힘든 현주의 고백에 도영은 마지막으로 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지, 아니잖아 현주야”라며 되묻는 도영과 끝까지 도영을 밀어낼 수 밖에 없는 현주는 더욱 잔혹한 말로 도영을 상처 줬다. 억장이 무너지는 듯 점차 눈시울이 붉어지는 도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일부러 험한 말을 쏟아내던 현주가 도영이 집 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뛰쳐 나가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세차게 뒤흔들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손 꼭 잡고’는 매주 수목 오후 10시에 MBC를 통해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