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호사 넘치자..세무사·변리사와 '직역분쟁' 가열

변협, 세무대리 제한에 조직적 대응

공인중개사·신용정보협회와도 충돌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주는 조항을 삭제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올해 시행되면서 변호사 단체가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법률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변호사와 세무사·변리사 등 인접 전문직 간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등록을 거부한 세무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과 위헌법률심판을 함께 제기하기로 했다. 세무대리는 세무사들이 하는 실무를 말하며 당국은 지난 2003년 법 개정 뒤 변호사의 세무대리 등록을 제한해왔다. 변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변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간간이 소송을 벌였지만 올해부터는 변협 차원에서 소송에 적극 힘을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 자격을 박탈한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난달 헌법소원을 냈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2월에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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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업계는 요즘 세무사뿐 아니라 변리사·공인중개사 등과도 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한변협은 변리사가 대리하는 특허심판을 변리사로 등록하지 않은 변호사도 대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는 또 변호사 자격으로 공인중개사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놓았다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충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변호사·법무법인이 채권추심 업무를 확대하면서 신용정보협회가 대한변협과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직역 분쟁은 변호사들의 생존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2006년 8,429명이었던 대한변협 등록 변호사 수는 올해 2월 말 기준 2만4,137명으로 12년 동안 2.8배로 급증했다. 오는 2050년에는 변호사 수가 7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는 느는데 법률 시장 파이는 한정돼 있어 세무·부동산 등 그간 잘 진출하지 않았던 분야까지 변호사가 뛰어들어 분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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