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對美 압박카드로 위안화 평가절하 검토

'무역협상 수단' 활용효과 연구

트럼프 "중국과의 무역은 멍청해" 불만 쏟아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수단으로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고위관리들이 위안화를 활용한 양면전략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던 중국의 대미 보복 시나리오인 △주요 미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맞불 △미국산 대두와 수수 등 농산물 수입 규모 대폭 축소 △세계 1위 규모인 미 국채 보유량 축소 △위안화 평가절하 등이 하나씩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은 위안화 등 통화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나타날 효과와 함께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한 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시킬 경우 발생하는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를 대대적으로 평가절하하면 미국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고 그 결과 미국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미 업체들을 압박해 미국 내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그만두자는 여론이 높아지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소식통들은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당장 위안화 평가를 절하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승인을 받아야만 방안이 시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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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환율 카드는 대중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기간부터 중국이 의도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대미 무역흑자를 키웠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 위안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절상 흐름을 보여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당국의 자본유출 단속으로 인해 달러화 대비 9%가량 오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긴다”며 “이게 자유무역이나 공정무역인 것 같으냐. 아니다. 이것은 멍청한 무역이고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고 중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인위적인 위안화 절하가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위안화 절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국 기업들의 막대한 역외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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