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또 다른 경쟁의 열기 속으로 빠져든다.
각각 ANA 인스퍼레이션과 마스터스로 시즌 첫 메이저 일정을 마친 LPGA·PGA 투어는 이번주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과 RBC헤리티지(670만달러)로 승부를 이어간다.
ANA 대회 뒤 한 주 휴식을 취한 LPGA 투어는 하와이로 날아간다.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아후의 코올리나GC(파72·6,397야드)에서 열리는 시즌 8번째 대회 롯데 챔피언십. 지난 3일 ANA에서 ‘1박2일’ 8차 연장 끝에 우승·준우승한 페르닐라 린드베리, 박인비(KB금융그룹)가 다시 맞닥뜨린다. 세계랭킹 3위까지 올라선 박인비는 상금 1위(48만달러), 올해의 선수 포인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주가 세계랭킹 1위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출발점이다.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지만 한국인 우승자는 지난 2015년 김세영(미래에셋)이 유일하다. 박인비와의 연장에서 터뜨린 샷 이글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김세영과 박인비를 비롯해 세계 4위 박성현(KEB하나은행), 5위 유소연(메디힐), 12위 전인지(KB금융그룹) 등이 3년 만의 한국인 우승 소식을 전할 유력 후보들이다. 박성현은 KIA 클래식 컷 탈락의 충격을 딛고 ANA 공동 9위에 올라 시즌 첫 승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여기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이정은(대방건설), 김지현·하민송·이소영(이상 롯데)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2위 렉시 톰프슨(미국)이 이번 대회를 거르는 가운데 세계 1위 펑산산(중국)과 2016년 상금왕·올해의 선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시즌 4승을 노리는 한국 군단의 최대 위협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주춤했던 쭈타누깐은 올 시즌 파운더스컵 준우승, ANA 공동 4위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스터스를 이제 막 마친 PGA 투어는 강자들 대부분이 휴식을 취한다. 마스터스 우승자 패트릭 리드도,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도 없다. 그러나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폴 케이시(잉글랜드), 마크 리슈먼(호주), 맷 쿠처(미국), 이언 폴터(잉글랜드), 잭 존슨(미국) 등 참가자 면면을 보면 12일 밤 개막하는 RBC헤리티지는 전혀 맥빠진 대회가 아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의 하버타운골프링크스(파71·7,081야드)가 그 무대. 존슨은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우승에 이은 시즌 2승 도전이다. 그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309.8야드를 기록 중이다.
한국인 가운데 마스터스에 나 홀로 출전, 공동 24위로 자존심을 세운 김시우(CJ대한통운)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PGA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한다. 최경주(SK텔레콤), 안병훈·강성훈·김민휘(이상 CJ대한통운)도 출사표를 던졌다. 김민휘가 2016년 공동 6위에 오르고 김시우가 당시 공동 14위를 하는 등 한국 군단에 괜찮은 기억을 안긴 곳이다. 강성훈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1위를 했다.
최근 두 달간 5개 대회에 참가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당분간 휴식한 뒤 오는 5월3일부터 열리는 웰스파고 챔피언십이나 5월10일 개막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부터 다시 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