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편이 나오는 가상현실(VR) 어드벤처 게임 ‘프로젝트M’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 디지털 캐릭터들이 사용자와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고 친해지면 사용자에게 먼저 연락도 하고 위로도 해주는 등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김재환(44·사진) EVR스튜디오 대표는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VR 게임이나 다양한 체험형 VR 콘텐츠와 솔루션, VR 미디어 등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접목이 많이 이뤄지는 추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EVR스튜디오는 게임 개발사인 바른손이엔에이와 영화 그래픽솔루션 개발사인 ‘FXGear’가 합작해 설립됐다. 엔씨소프트 북미지사 게임 퍼블리싱과 엑스엘게임즈 프로젝트매니저 등의 경험을 쌓은 김 대표를 비롯해 미국 할리우드에서 수년간 시각효과(VFX)를 제작했던 박재욱·구범석 이사,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민동준 프로듀서, 김상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베테랑들이 의기투합했다. 많은 히트게임과 영화제작에 참여한 윤용기 바른손이엔에이 최고경영자(CEO)도 든든한 우군이다.
김 대표는 “현재 VR 콘텐츠는 AI와 결합해 게임·영화 외에도 의료용으로 통증완화나 심리치료, 수술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주고 군사훈련이나 직원교육, 미술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 무궁무진하게 쓰이고 있다”면서 “EVR스튜디오는 개인주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사람과 디지털 캐릭터가 친구가 돼 좀 더 생생하게 감성적으로 교감하고 위로도 받고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연내 내놓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 회사가 지난해 공개한 30분짜리 영상을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고글)를 끼고 컨트롤러로 조정하면 주인공이 여자친구를 만나 방학 동안 하지도 않았던 스카이다이빙이나 스페인 해변 즐기기 등을 가상세계에서 체험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을 본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지금까지 본 VR 콘텐츠 중 가장 사실적인 캐릭터”라고 호평했다.
김 대표는 “실제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도 마치 경험한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아직은 회사에서 입력해놓은 시나리오대로만 즐길 수 있는 단계지만 앞으로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다양하게 전개되는 방식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포브스로부터 ‘주목해야 할 아시아의 스타트업’으로 소개된 EVR스튜디오는 간송미술관의 옛 이름을 딴 ‘보화각’ VR 시네마를 만든 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 최초 4차원 실감형 영화(4DX)인 ‘기억을 만나다’를 제작해 주목받았다. 연내 프로젝트M 본편을 완성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