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 덕으로 원장직에 오른 것 아니냐는 검찰의 의혹 제기에 ‘할복자살’이라는 표현까지 꺼내며 강력 반발했다.
남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반응했다. 남 전 원장은 “원장으로 내정되는데 최씨 영향이 있었다고 하는데 알고 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최씨 때문에 내가 국정원장에 됐다면 할복자살 하겠다”며 분노했다.
그는 “최순실이라는 이름 자체를 신문에 국정농단 사건이 나오면서부터 들었다”며 “이런 자리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인격모독을 하면 안 된다”고 억울해했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전혀 모르다가 언론에 발표 나기 하루 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남 전 원장은 또 국정원 댓글 사건,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대통령과 관련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부정했다.
그는 현재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