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논란을 둘러싼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헌법기관을 유린하고 국회를 사찰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청와대가 “김 원장 논란의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국회의원 출장사례를 조사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원장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했고, 인사 검증은 조국 민정수석이 했다”며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지. 애꿎은 선관위를 끌어들였다. 대한민국 헌법 기관이 우습냐”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무작위로 선정한 16개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출장을 간 19·20대 의원들의 사례를 수집한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김기식 구하기에 이성을 상실해 국회를 사찰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청와대에 협조한 여당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국회에 공개적으로 선전포고하는 청와대나,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민주당이나 오롯이 물타기에만 혈안”이라며 “선관위를 방패막이 삼고, 민주당을 총알받이 삼은 청와대는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야권이 김 원장을 물어뜯어 금융개혁을 좌초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여권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도 그는 “금융개혁을 좌초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갑질과 돈세탁의 달인 김 원장을 좌초시키려는 것”이라며 “돈세탁 전문가를 금감원장 자리에 앉혀둘 바에는 김 원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금융개혁을 앞당기는 일”이라 힘주어 말했다.
김 원장 논란에 대해 “지나친 정치공세는 부적절하다”고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 원내대표는 “가재는 게 편이라는 걸 잘 안다”면서 “참여연대 시절 (박 시장과 김 원장은) 갑질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였다. 박 시장은 김 원장 사태를 보고 뜨끔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