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는 KBS뉴스 새 앵커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통합뉴스룸 국장 및 신임 뉴스 앵커 8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KBS 대표 뉴스인 ‘KBS 뉴스9’을 비롯, 주요 뉴스의 새 앵커들을 소개했다.
이날 ‘KBS 뉴스9’ 김철민 아나운서는 스타앵커로 변화를 꾀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앵커를 차별화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뉴스를 볼 때 시청자들은 단순한 사실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파묻힌 진실을 보고 싶어 한다”며 “맥락을 쫓는 노력을 그동안은 안 했던 것 같다. 위에 계신 분들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KBS에는 공영방송의 DNA가 아직 남아있다. 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DNA가 남아있다. 앵커도 중요하겠지만 기자들이 뉴스를 각인시킨다면 뉴스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주요 뉴스 간판 얼굴로는 중년층의 남성 앵커와 20대의 여성 앵커가 자리에 앉아왔다. 또한 아나운서 채용 성비에서도 남성 중심의 성향이 짙었다. 이에 ‘KBS 뉴스9’ 김솔희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9시 뉴스 같은 경우엔 2~3년 차의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입사 10년 차 아나운서가 됐는데, 이런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분명 있을 걸 생각한다. 그를 위해 고민할 것이다”며 “꼭 기계적으로 남자 50, 여자 50대 비율을 해야 하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나도 목소리를 찾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조금씩 변해가고는 있다. 더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해설이 덧붙여지면서 뉴스의 공정성을 위해 노력할 부분으로 김태욱 아나운서는 “이제 기계적인 균형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야 하는 이면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고들어야 할 것 같다”며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편견을 배제해야함은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을 모른척할 수는 없겠다. 보다 많은 전문가의 의견, 보다 많은 시각을 전해드림으로써 균형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9’은 사회 오피니언들이 많이 보는 뉴스다. 이전까지는 차별화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뉴스, 이걸 보고 나면 하루가 정리되는 뉴스를 보여드리겠다. 심층적으로 보여 드리겠다”며 “공정성을 확보하는 부분을 계속 고민하면서 뉴스를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민 아나운서는 “그동안 기계적 균형에 너무 매몰돼 있어서 무미건조한 뉴스만 해온 것 같다.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뉴스가 안 됐던 것 같은데 당분간은 편파적이라는 얘길 듣는 한이 있더라도 이면의 맥락을 짚어주는 해설의 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진실의 뉴스를 전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KBS 뉴스 개편일이 공교롭게 세월호 4주기와 겹쳤다. KBS 뉴스 변화에 단초를 제공해주신 분들이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다. 그 분들께 사죄하는 의미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뉴스를 시작 하겠다”고 개편 시기에 따른 가장 큰 변화를 언급했다.
‘뉴스광장’ 박주경 아나운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는 이미 한 바 있다. 하지만 4년간 저희에게 바뀐 것은 없었다. 수뇌부가 바뀌지 않았고 저희가 저항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변명은 하지 않겠다”며 “세월호 4주기를 위해 특집을 하는 것보다 얼마나 양질의 보도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시리즈를 어제부터 전하고 있다. 나는 스타앵커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스타기자를 만들고 싶다.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좋은 보도가 넘어왔을 때 시청자들에게 쉽고 간결하게 전달해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주말 ‘KBS 뉴스9’ 한승연 아나운서는 젊은 층이 많이 볼 수 있는 뉴스를 전해드리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젊은 세대의 애환을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뉴스를 보여드리겠다. 사회적 약자, 을의 위치를 고민하겠다. 다 같이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속보도 중요하겠지만 진실을 보도해야하겠다. 다른 데서는 왜곡을 하지만 KBS에서는 진실을 보도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스마트폰, 인터넷을 통해서도 정확한 뉴스를 KBS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철민 아나운서는 트렌드에 걸맞는 모바일 콘텐츠로 시청자들과 소통할 것을 강조하며 “디지털관련 부서와 상의해서 앞으로도 고민해보겠다”고 플랫폼 확장을 언급했으며, 박주경 아나운서는 “달라진 콘텐츠를 앞으로 보여드리겠다. 취재 기자들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단독들을 이미 많이 준비해 놓았다. 개편 이후에 시청자들이 달라진 점을 바로 느끼실 수 있게끔 하겠다”며 “바로 다음 주부터 선보여 드릴 것 같다. 외형적인 변화도 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언론 본연의 성역 없는 탐사보도를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뉴스라인’ 김태욱 아나운서는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많이 소비하고 있다. 기다리다 찾아보는 뉴스를 보여드리기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많이 달라질 것이다”며 “시스템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뉴스캐스터로서의 역할만 해왔다면 이제는 사회적 이슈의 이해를 돕는 해설자로서의 역할을 보여 드리겠다”고 전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