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운전기사가 ‘기업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라는 판결을 내리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이는 지난해 “우버 운전자는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종업원”이라고 판결한 영국과 유럽 법원의 결정에 배치되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필라델피아 소재 지방법원의 마이클 베일슨 판사는 11일 리무진 공유 서비스인 ‘우버블랙’ 운전기사들이 연방 공정근로기준법(FLSA)상 우버 직원으로 고려될 정도로 회사 측이 이들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6년 2월 우버가 자신들에게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FLSA를 위반했다며 우버 운전기사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우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베일슨 판사는 우버 운전기사들이 원할 때 일하고 운전 도중에도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며 자신이 연방법상 우버 운전기사의 지위에 대해 처음으로 판결한 판사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원 판결에 우버 대변인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원고 측 변호인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는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한 뒤 일을 맡기는 형태인 ‘긱 경제(gig economy)’를 도입하며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우버 운전기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전 세계에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의 고용재판부 항소부가 “우버 운전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닌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종업원”이라고 판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유럽사법재판소(ECJ)도 우버를 ‘운송 서비스 영역’으로 간주해 택시 회사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려 공유경제 모델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이후 프랑스 파리 노동법원은 2월 우버 운전기사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이미 우버가 받은 타격은 상당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우버는 미국 내 우버 운전기사에 대한 범죄경력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버는 공공기록을 통해 신규 형사범죄를 식별해내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체크러에 1억달러(약 1,060억원)를 투자했다”며 “운전자들이 첫 운행 이후에도 지속해서 우리의 안전성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확실한 조치를 더 많이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의 방침에 따라 앞으로 우버 운전기사가 되려는 사람은 체크러를 통해 7년간의 범죄경력을 조사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