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이 적은 노인은 다른 노인들에 비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남자는 5.2배, 여자는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노년내과의 이은주 교수, 장일영 전임의, KAIST의 정희원 박사팀이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현지 거주 65세 이상 노인 1,343명(평균 76세)의 건강상태를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년10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중 근육량·근력 하위 20%(268명)를 근감소증으로 분류했다. 추적기간에 89명(6.6%)은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29명(2.1%)은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근감소증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근감소증이 없는 노인보다 남자 5.2배, 여자 2.2배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 전에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발생 위험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정상보다 2.15배 증가한다고 평가했다.
또 평창군 노인의 근감소증 진단기준이 되는 근육량이 우리가 그동안 사용해온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AWGS)’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 진단기준은 체성분분석기 ‘인바디’로 사지 골격근량을 검사한 뒤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65세 이상 남자는 7.0㎏/㎡, 여자는 5.7㎏/㎡ 미만이다. 근력은 악력이 남자 26㎏, 여자 18㎏ 미만이거나 초당 보행속도가 0.8m 미만이면 해당한다. 평창군 노인의 근감소증 진단 근육량기준은 남자 노인 6.4㎏/㎡, 여자 노인 5.2㎏/㎡ 미만으로 아시아 기준보다 9%가량 낮았다.
근감소증은 만성질환, 영양 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근육의 양과 근력·근기능 감소가 동반되는 질환이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일어날 때 힘들며 기운이 없고 자주 어지러워 눕게 된다. 질병에 걸렸을 때 쉽게 낫지 않고 관절통의 악화, 골밀도 감소, 자주 넘어져 골절·뇌출혈 위험이 커진다. 지팡이·휠체어를 빨리 쓰게 하는 원인이 되며 결국 요양시설 입원과 사망 증가를 초래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이 노년기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정식 질병으로 등재했다. 근감소증 치료효과가 검증된 약물은 없다. 대신 근력운동, 류신 등 필수단백 섭취, 비타민D 보충을 동시에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예방·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 섭취가 어려우면 류신이 많고 저렴한 계란을 하루 2~3개 이상 먹는 게 근육 소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은주 교수는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여기지 않고 노인이 되면 당연히 근육이 줄고 근력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노인의 근육 감소는 건강 악화와 사망의 직접적인 신호일 수 있으므로 평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근감소증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