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통신요금마저 시민단체가 쥐락펴락하겠다니…

정치권이 통신요금 결정 과정에 시민단체를 포함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요금 변경 시 별도로 심사위원회 인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 정부에서 추천한 2인과 함께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에서 추천한 2인까지 참여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통신원가 공개 판결과 마찬가지로 심사절차를 신설하겠다는 것은 통신요금 결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의 요금 결정에 개입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시민단체에 가격 결정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시장원리를 무시한 월권이자 과도한 경영권 침해다. 오죽하면 국회 검토과정에서 인가 권한이 분산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법적 성격도 모호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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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시민단체들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미래 투자동력마저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통신요금이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복합적으로 결정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원가 보상률로 요금을 결정한다면 5세대(5G) 같은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때 요금이 치솟는 문제는 어떻게 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래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요금 인하에만 급급하다가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차질이 빚어져 오히려 통신 소비자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민간의 가격은 정부나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진정한 혜택을 보려면 경쟁과 혁신을 통해 가격이 내려가도록 규제부터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 정부 들어 유독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책 방향을 뒤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이제라도 만만한 기업들을 쥐고 흔들겠다는 유혹에서 벗어나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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