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주가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면서 우리은행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직원들도 자사주를 보유하도록 연봉의 2배까지 대출해주기로 했다. 아울러 타 은행에서도 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 회사에서도 일정 금액을 매칭해줘 자사주 보유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우리사주조합원 중 자발적 의사에 의한 신청자에 대해 희망수량 매입 신청을 받고 있다. 한국증권금융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고 오는 20일 실적발표 후 다음주에 시장가로 매입하며 이를 통해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 시킨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존 우리사주 매입대출을 제외한 기본 연봉 2배까지 한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12월에 2,700만주(1만1,350원), 2015년 7월에 255만주(9,099원), 2016년 7월에 364만주(1만155원) 등의 우리사주 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의 5.3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만원에 육박했던 우리은행 주가가 1만3,0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자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차례 1만5,000주를 매입했다. 우리은행의 숙원인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주가가 더 올라줘야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1만4,950원에 장을 마감해 연말 대비 6% 정도 주가가 하락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가 조정 국면이 길어짐에도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아 결국 기업 가치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매입할 때 매달 최대 10만원(연간 12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지원은 금융권에서 보편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우리사주 취득 지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KB금융은 1인당 연간 50만원을 매칭해준다. 신한금융의 경우 성과급을 줄 때 아예 절반을 주식으로 지급한다. 연간 목표 달성 시 성과급이 확정되면 50%는 현금으로 50%는 주식으로 주는 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높일 뿐 아니라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 활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