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영자가 눈물을 흘렸다. 부모로부터 상처받는 여성의 모습은 곧 이영자 자신이기도 했다.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진심 담긴 충고와 촌철살인의 조언은 안타깝게도 모두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16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사사건건 구속하는 아빠에게 불만을 품은 여성이 등장했다. 고민의 주인공은 화가 나면 큰소리를 내며 물건을 집어 던지고 딸의 생활을 일일이 간섭하는 아버지의 변화를 위해 사연을 보냈다.
하지만 딸의 진지한 고민 토로와 MC들의 심각한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를 합리화 시키려고만 했다.
이영자는 “제가 아버님보다 나이가 많다. 제가 살아보니까, 세상을 이기는 힘은,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갖고 있더라”라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난 늘 방황했다, 지금도 그렇다”며 “‘내가 낳았으니까 말 안해도 다 알겠지’ 하는 생각은 안 된다.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표현하고 알려줘야 한다. 아빠가 못하면 엄마가 번역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자는 “우리 집은 끝끝내 안 해줬다. 내가 나이 50이 됐는데도”라며 “남은 세상은 살아가야 하니까 우린 형제들끼리 뭉쳤다. 그래야 세상을 나가서 살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또한 이영자는 “아버지가 돈 벌면 뭐해요? 사랑해주지 않는데. 그리고 엄마가 아무리 사랑해주면 뭐해요, 아빠의 말을 번역해주지 못하는데”라며 “지금이라도 고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자의 진심어린 조언과 눈물은 좀처럼 굽히지 않을 것 같던 아버지의 마음도 움직였다.
여성의 아버지는 “저런 속내를 얘기해본 적이 없다. 저렇게 느꼈으면 잘못한 것 같다”며 “사실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딸 키운지 19년 만에 저렇게 힘들어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경스타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