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캐릭터의 구분 없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천희가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두 얼굴을 지닌 인물로 관객들을 찾는다. 바로 차로 사람을 죽인 후, 공포스러운 환각을 겪게 된 여자가 견디다 못해 경찰에 찾아가지만 사고가 실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충격 미스터리 스릴러 <데자뷰>를 통해서다.
2003년 영화 <바람난 가족>으로 데뷔 후 멜로, 액션, 코미디, 사극 등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꾸준히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배우 이천희. 특히 2012년 <바비>를 통해 첫 악역을 선보이며 강렬한 연기 변신을 꾀한 그는 돈을 위해 자신의 조카를 팔아버리려는 안하무인 삼촌 ‘망택’ 역할로 열연, 친근하고 순박했던 모습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같은 해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에서도 이천희의 변화는 계속되었다. 강한 폭력성을 지닌 고문관 ‘김계장’으로 분해, 또 다른 색을 지닌 악역으로 날선 연기를 보여준 것. 이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돌연변이>에서 폭넓고 깊어진 연기를 선보인 배우 이천희가 이번 영화 <데자뷰>로 또다시 놀라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람을 죽였다는 여자 ‘지민’(남규리)의 자백을 듣고 조사를 시작한 형사 ‘차인태’(이천희). 하지만 그녀가 말한 살인은 실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민’을 향한 감시를 멈추지 않는 ‘차 형사’는 <데자뷰>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하나의 사건 속 살인을 확신하는 여자 ‘지민’과 모든 것은 그녀의 환각이라는 약혼자 ‘우진’(이규한)의 엇갈린 주장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극의 중심을 서서히 이끌어가는 캐릭터이기 때문.
이러한 사건의 경계에 놓인 ‘차인태’ 역할은 배우 이천희의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 흡입력 있는 연기력과 만나 빛을 발했다. 극 초반 친절한 형사의 모습부터 조금씩 ‘지민’ 커플을 압박해오는 집요함까지, 그의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촘촘하게 묘사된 캐릭터 변화는 <데자뷰>만의 예측불가한 서스펜스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더욱이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이기에 연기하기 어려웠을 부분까지도, 이천희는 ‘차인태’ 역할을 설득력 있게 소화하였다. 이처럼 서서히 보는 이들을 몰입시키며 충격적인 미스터리에 물들게 만들 이천희는 <데자뷰>를 통해 한계 없는 배우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다.
배우 이천희의 인생작으로 관객들과 만날 충격 미스터리 스릴러 <데자뷰>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