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이호재기자.불법 정치후원금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해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황 회장은 이날 예정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한 뒤 서둘러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황 회장을 상대로 이번 사건에 어느정도까지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KT의 전현직 임원들이 지난 2014~2017년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90여명에게 총 4억3,000만원을 불법후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황 회장이 이를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는 등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KT가 자회사를 통해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후원금을 마련한 정황을 포착해 KT 본사와 자회사 KT커머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KT 전현직 임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이후 수사 상황에 따라 황 회장을 추가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