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운오리서 백조로…SK인천석화 딥체인지

SK그룹, 인수 이후 대규모 투자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으로 반등

'벚꽃 축제' 지역명소 자리매김 등

지역주민 "위해설비" 우려 날려

중국 보아오포럼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인천석유화학(SKIPC) 본사를 찾았다. 한 때 ‘미운 오리’에서 지금은 ‘화려한 백조’로 변신 중인 SK인천석유화학을 찾아 임직원들을 직접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SK인천석유화학은 최 회장에게 특별하다. 2006년 3조 원 넘게 들어가는 인수를 최 회장이 2006년 결정했지만 그 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해 이제는 근심을 덜게 됐다. 최 회장은 이날 벚꽃동산에서 열린 ‘벚꽃축제’에 시민들과 함께 참여해 걱정을 잊고 축제를 즐기다 돌아갔다. 최 회장은 “지난해 불러주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이 있었다”며 “앞으로 해마다 초대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SK인천석유화학의 비상을 응원했다.

1815A14 인천



지난 16일 SK인천석유화학 율도터미널에는 전날보다 부쩍 오른 기온에도 여전히 찬 기운을 품은 바닷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제2부두에서는 3만톤급 선박에 나프타 선적이 한창이었다. 이 배는 30시간 동안 부두에 정박한 채 SK인천석유화학 공장과 율도터미널을 잇는 6㎞ 길이 송유관을 통해 나프타를 공급받는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이곳에서 싣는 나프타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한다”며 “지난해 850척, 1,682만톤이 이 터미널을 통해 드나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SK인천석유화학 직원들은 바쁜 상황이 오히려 반갑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SK인천석유화학은 적자기업이었다. 2014년에는 한 해 적자가 3,900억원을 넘기도 했다. 노후화된 시설로 효율성은 떨어졌고 국제유가가 급락한 탓이었다. 하지만 2015년 49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2016년에는 3,745억원, 지난해에는 3,965억원의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과감한 투자의 결과였다. 2014년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인천석유화학에 1조6,000억원을 들여 연산 130만톤의 파라자일렌(PX) 공장을 세웠다. 단순 원유 정제가 아니라 고부가 화학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였다. 결과는 대성공. 이후 SK인천석유화학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확보하는 것은 물론 콘덴세이트와 경질원유, 중질원유 등을 모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생산의 유연성과 탄력성도 갖추게 됐고 이제는 변동성이 심한 국제 유가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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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경쟁력은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이다. SK인천석유화학 본사는 청라지구와 가정지구 등 인천의 주요 주거지역에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주민의 환경과 안전 관련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이를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회사의 책임이라고 판단하고 지역 사회와 공생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발달장애 지원, 환경 생태체험교실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으며 봄철에는 인천 최대 벚꽃 군락지라는 특징을 살려 이제는 인천의 ‘꽃나들이’ 명소로 자리잡은 벚꽃 축제를 10여년 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주민들의 신뢰는 기업의 소중한 경쟁력이 됐다.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이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자원을 소비할 때 SK인천석유화학은 경영에만 전념해 이를 다시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최 회장의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야 하는 것이 과제”라며 “지역주민과 상생을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과 함께 안전하게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해법이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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