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글로벌 시장에 꽂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中·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찾아

국내 아닌 해외서 수익 더 낼것

현지 M&A 직접 챙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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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중국과 베트남·일본·싱가포르·홍콩 등을 누비며 글로벌 수익 점검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외 인수합병(M&A) 등 미래성장 동력을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시장에 꽂혔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연임에 힘을 받은 김 회장이 진두지휘해 글로벌 M&A 추진과 하나금융 포인트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에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연임과 동시에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처럼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M&A가 거의 없어 미래 전략이 부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김 회장은 미래 먹거리는 해외시장에서 찾겠다는 생각이 뚜렷하다. 김 회장은 올해 초부터 중국과 베트남·일본·싱가포르·홍콩 등을 쉬지 않고 다녔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전략인 신남방정책의 주요 국가인 인도·베트남·필리핀 지역을 거점지역으로 키워 아시아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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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M&A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지 지점인가를 순차적으로 받는 기존의 점진적인 방식이 아니라 “과감한 지분 투자방식”을 통해 M&A로 글로벌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 예로 하나금융은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산업은행(BIDV) 지분 2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BIDV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베트남중앙은행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 회장은 올해 초 비공식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했고 베트남 경제부총리까지 만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M&A를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조만간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현지 보고를 받는 등 M&A 진행과정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김 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직접 챙기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 더구나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금융영토를 넓히겠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3,4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순이익 가운데 글로벌 비중이 16%까지 상승했다. 성장추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기준 24개국에 158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는 2025년 40%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인도 구르가온지점 신설을 위한 현지 당국의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고 멕시코 법인도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다.

한중간 사드갈등 해소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로드맵 공식화에 따라 중국 합작법인 지분율 확대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최근 김 회장은 중국 법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찾으라는 파격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모멘텀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또 관심을 갖는 것은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의 확장이다. GLN은 전 세계 금융기관,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한국에서 모은 포인트를 미국의 친구에게 달러로 환전해 송금하고, 태국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데 사용하는 식이다. 김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암호화폐와는 다른 개념으로 블록체인 기법을 활용한 전자화폐 개념”이라며 “제가 꿈꾸고 있는 GLN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후배들에게 큰 것을 남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GLN 프로젝트는 오라클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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