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의 오비맥주 역전’ 신화를 일궈낸 주인공 윤종웅(67ㆍ사진) 진로 전 대표가 침구전문기업 이브자리 CEO를 맡아 새로운 신화 창조에 나선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브자리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서강호 부회장에서 윤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창업주인 고춘홍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윤 부회장이 공동 대표로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서 부회장은 앞으로 이브자리 전략 등에 대한 경영 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윤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조선맥주에 입사한뒤 1999년 하이트맥주 대표이사에 올라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의 아성을 깨고 맥주시장 정상에 오르게 만든 ‘하이트 신화’의 주역이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한 뒤에는 2007년 진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하자마자 공격 경영을 내세웠고 4개월 만에 시장점유율을 50%대로 끌어올리며 진로 ‘참이슬’의 ‘1위 수성’을 이뤄냈다. 하지만 2011년 9월 진로가 하이트맥주를 흡수ㆍ합병해 하이트진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3년 이브자리로 옮긴 후 경영 자문을 맡다가 이번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브자리의 중장기 전략 등 큰 그림은 창업주인 고 회장이 계속 맡고, 윤 부회장은 마케팅 등을 책임지게 된다. 윤 부회장이 이브자리에 둥지를 튼 것은 고 회장과는 학군단(ROTC) 11기 동기로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출신인 서강호 전 대표가 2012년부터 6년간 대외 활동을 맡다가 윤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 이브자리의 공격 경영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이트맥주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업계 1위를 수성했던 윤 부회장이 이브자리의 재도약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브자리는 기존 침구 판매 위주 경영 방식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업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수면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SLEEP&SLEEP)을 내놓고 기능성 침구 전문기업으로 도약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101곳에 달했던 슬립앤슬립 직영점은 올해 133곳까지 늘리고,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해 1,2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G2 타퍼‘ 등 기능성 침구 제품군을 다각화해 업계 1위 수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