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큰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글로벌 부채가 줄어들 조짐 없이 초장기 고공행진을 이어가 또 다른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현지시간) 연례총회 보고서에서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을 합친 전 세계 부채 규모가 2016년 현재 164조달러에 달했으며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의 최고치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MF는 “세계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채 수준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민간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재정 부양은 더 이상 적절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경제권의 경우 2012년 이래 100%를 넘어선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최소한 오는 2023년까지 세 자릿수의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계치를 넘어서는 상황이 10년 이상 계속되는 것은 해당 통계가 나온 1880년대 이후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정부부채 비율은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높게 치솟았지만 이후 5년 만에 80%, 15년 만에 46% 수준으로 각각 급감했다”며 “상당 기간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흐름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흥경제권의 정부부채 비율도 2023년 56.8%까지 높아지면서 188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경제권의 부채비율은 1980년대 ‘남미 외채위기’ 당시 55%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채 문제는 선진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주요국들이 민간 부문에서 갑작스러운 디레버리징(부채정리)에 나설 경우 또 다른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