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윤종규의 '3년 고집' 먹혔다…리딩금융 굳히는 KB

"KB금융은 깔딱고개 넘고 있다"

1등 탈환 독려에 부실 철저 관리

1분기 순익 1조…1위 수성 성공

KB금융 윤종규 회장



윤종규(사진)의 KB금융그룹이 지난해 신한금융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1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려 수성을 굳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년의 재임 기간에 리딩뱅크 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게 이 같은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9,6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9,000억원대 초반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윤 회장은 9년간 1위를 지켜온 신한금융 추월을 위해 ‘깔딱고개론’을 설파했다. 등산을 하는데 마지막 남은 8~9부 능선을 넘기가 제일 힘들기 때문에 이때 힘을 더 써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며 임직원을 독려해왔다. 그러면서 지점 등에서 만연하던 직원 간 과도한 대출경쟁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부실률을 줄였다. 일단 대출을 늘려 성과급을 챙긴 후 다른 지점으로 옮기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부실 여부를 떠나 대출경쟁에 나섰던 직원들은 오히려 반발했다. 쉽게 대출하고 성과급을 받아도 되는데 윤 회장이 이에 제동을 건 셈이 됐기 때문이다. 깔딱고개론도 윤 회장의 철학에 동조하는 직원들은 ‘이번에는 1위를 해 보자’는 동기로 다가왔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반발의 빌미를 줬다. 그렇지만 윤 회장은 묵묵히 자신의 철학을 밀고 나갔다.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추진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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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과로 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때도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성과를 보면 연임을 해도 무방하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실적을 따져보니 내실이 양호하다. 1·4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1,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우량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NIM은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개선된 2%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6,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급증했다. 순수수료이익이 분기 기준으로 6,000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주식 거래대금과 ELS 등 신탁 상품 판매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더욱이 KB국민은행 명동사옥 매각이익 1,150억원이 일회성 요인으로 편입됐다. 1·4분기 그룹 총자산이익률(ROA)은 0.87%,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45%로 각각 전 분기 대비 0.36%포인트와 4.91%포인트 개선됐다. 3월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45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5% 늘었다. 그룹 자본적정성 및 건전성 수치는 3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 15.08%, 보통주자기자본비율 14.52%, 부실채권(NPL) 비율 0.70% 등을 기록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가 합쳐지면서 KB금융의 1위 질주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 중심에 윤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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