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논란 커지자 이틀만에 번복...국토부 “다신 신도시 실버택배 지원 철회”

'혈세 낭비' 싸늘한 여론에 번복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 신도시 아파트가 단지 내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 통제하면서 발생한 분쟁을 ‘실버택배(사진)’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실버택배 비용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는데 ‘왜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를 국민 세금으로 해결하느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급격히 퍼지면서다.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20만명을 넘어설 정도다. 아파트 입주민과 택배회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굳이 정부가 개입해 일을 그르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19일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앞으로 아파트 단지내 택배차량 통행을 거부하는 경우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정리했다”고 최종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2월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어린이가 치일 뻔 한 일이 발생하면서,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택배업체들에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 근처에 택배 차량을 댄 후 카트로 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등 일부 업체들은 아파트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를 쌓아두고 가는 방식으로 맞서며 입주민들과 분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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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토부는 지난 17일 남양주 다산신도시 자연앤이편한세상 아파트에서 입주민 대표, 택배업계, 건설업계와 아파트 택배분쟁 조정 및 제도개선 회의를 열고 중재에 나섰다. 아파트 대지 일부 공간을 변경해 택배 물품 하역보관소를 만든 뒤, 보관소에서 주택까지 차량이 아닌 실버택배 요원이 배송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이후 부정적 여론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이틀 만에 결정을 뒤집었다. 국토부가 다산 신도시에 실버택배 지원을 하기로 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이를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제기자는 “택배는 개인이 사적으로 구매한 물건을 배달받는 서비스인데 여기에 공적 비용이 투입돼야 할 이유가 없다”며 “실버택배 기사 관련 비용은 전액 다산 신도시 입주민의 관리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날까지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공식답변을 내놓기로 한 기준인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를 충족한 것이다.

여론이 악화하자 국토부도 추가 해법 찾기에 나섰지만 결국 ‘당사자 해결 원칙’을 천명하고 발을 빼기로 했다. 이에 대해 어떤 일이든 무리하게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키려 하다 보니 발생한 촌극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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