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에서 황소상(Charging Bull)과 함께 명물이 된 ‘두려움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시는 19일(현지시간) 두려움 없는 소녀상을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두려움 없는 소녀상의 새 보금자리인 뉴욕증권거래소는 현재 있는 곳에서 3블록 떨어진 곳으로 올해 안에 이전이 이뤄질 예정이다.
소녀상은 턱을 든 채 허리에 손을 얹고 월가의 상징 황소상을 당당하게 내려보는 자세를 한 작품이다. 소녀상은 지난해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설치된 이후 여성의 권리와 사회진출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명물이 됐다. 투자회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이 설치한 소녀상은 애초에는 몇 주 정도만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큰 인기를 끌면서 기간이 1년으로 연장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소녀상을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옮기는 것이 “관광객들의 접근을 좋게 할 것이고, 소녀상이 전하는 메시지와 영향력을 지속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녀상과 마주한 황소상도 뉴욕증권거래소 근처로 옮겨질 전망이다. 뉴욕시 관계자는 브로드웨이 중간에 있는 황소상과 소녀상이 보행자와 교통에 모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1989년 설치된 황소상은 미국 금융시장의 강인함을 기원하는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황소상을 만든 아르투로 디모니카는 소녀상 때문에 자기 작품의 의미가 변질했다며 소녀상 설치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황소상이 옮겨져도 소녀상과 멀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장실의 에릭 필립스 대변인은 트위터에 “황소상은 거의 확실히 옮겨질 것이고 소녀상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