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핑크타이드' 시험지 파라과이 대선, 보수 베니테스 당선 유력

개표율 86.3% 기준 득표율 46.7%

중도좌파 야권연합 후보 4%포인트 따돌려

올해 중남미 첫 주요 선거...우파 기세 등등

파라과이 보수우파 집권 여당인 콜로라도당의 대선후보인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파라과이 보수우파 집권 여당인 콜로라도당의 대선후보인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중남미 ‘핑크타이드(좌파물결)’ 퇴조의 시험지로 평가받는 파라과이 대선에서 보수 우파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파라과이 ABC 컬러 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의 개표율 86.29% 기준 우파 집권 여당인 콜로라도당의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46.70%로 집계됐다. 중도좌파 성향의 야권연합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의 득표율은 42.60%다. ABC컬러 방송은 “베니테스가 대통령 좌석에 가까워졌다”며 그의 당선을 전망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베니테스 의원은 낙태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보수성향 인물로 사법부 개혁과 외자 유치를 위한 낮은 세율 지지 등 경제성장을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다. 사법부 개혁 및 개헌, 무상교육 확대 및 국가 장학제도 활성화, 지역 보건소 역량 강화, 거시경제 안정 및 인프라 확대, 소농 지원 확대 등도 주요 공약이다. 반면 좌파진영 주자인 알레그레 의원은 전기요금 인하, 기본 의료서비스 무상화, 무상급식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민심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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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대선이 주목되는 것은 이후 줄줄이 예정된 중남미 대선 과정에서 이념적 지형변화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좌파성향에서 우파성향으로 돌아서는 것은 비단 파라과이 대선만은 아니다. 당장 5월27일 콜롬비아, 7월1일 멕시코, 10월7일 브라질 대선이 잇따라 예고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다음달 27일 1차 대선투표가 예정된 콜롬비아에서도 집권 우파 민주중도당 후보인 이반 두케 전 상원의원이 지지율 36%로 좌파진영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도 부패혐의로 구속되면서 세력확장을 도모하던 좌파세력의 기대감은 한풀 꺾인 상태다. 앞서 금융가 출신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015년 대선에서 좌파 포퓰리즘 척결을 모토로 삼아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도 무상복지 확대 공약을 앞세운 좌파 연합 후보를 상대로 시장경제주의자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이 승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칠레·콜롬비아·페루·파라과이 등 우파 정권들이 남미 최대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UNASUR)에서 집단 탈퇴를 추진하며 남미 전역에 우파세력 확장에 나섰다.

외신들은 중남미에서 우파가 세력을 확장하게 된 원인으로 경제 불평등과 권력층의 부정부패 심화 등을 꼽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우파의 부상은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여겨지던 좌파도 부패 추문에 연루돼 있는 것을 목격했고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최하층 국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우파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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