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웰컴금융그룹과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지난 2014년 두 그룹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자산 감축 등을 담은 저축은행 건전경영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를 소유한 웰컴그룹은 그해 4월 예신저축은행을 사들이면서 오는 2019년까지 대부업 대출잔액을 40% 이상 감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부업을 폐쇄하기로 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의 대부 업체를 보유한 아프로그룹도 같은 해 7월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사들이면서 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유지 조건을 제외하고 같은 내용의 계획을 냈다.
아프로그룹과 웰컴그룹은 금융당국과 맺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대부 업체의 우량 차주를 저축은행으로 옮겨왔다. 아프로그룹은 총자산 기준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을 소유하고 있으며 웰컴그룹은 업계 8위권인 웰컴저축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로그룹이나 웰컴그룹의 대부 업체를 이용하는 차주 수는 2016년 말 71만4,000명에서 지난해 6월 기준 65만5,000명으로 줄었다. 두 그룹의 대부업 대출잔액도 같은 기간 4조5,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매년 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해왔지만 올해는 강도가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점검은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논란으로 사퇴한 김기식 전 원장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전 원장은 2013년 국회의원 시절 대부 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반대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원장은 취임 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이 대부자산 감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김 전 원장은 사퇴 직전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아 놓고 “대부 업체와 다를 바 없는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을 제한하겠다”고도 했다. 연 20% 이상 고리대출 저축은행은 언론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압박도 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프로그룹과 웰컴그룹이 내년까지 대부잔액 감축을 마치기로 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세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웰컴그룹의 구체적인 대부업 철수 계획도 제출받을 방침이다. 아프로그룹은 2024년까지 대부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약정했다. 웰컴그룹 측은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기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