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2시간은 일상...스타트업 '대책없는 초과근로'

재직자 300명 이상 10곳 중 5곳

"하루 평균 11시간 넘게 일한다"

'수당없는 야근 당연시' 기업문화

7월 근로시간 단축법 적용 앞두고

"사안 심각성조차 인식 못해"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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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단축법 시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루 11시간이 넘는 과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콘으로 불리는 대형 스타트업은 재직자 수 300인 이상 요건에 해당돼 오는 7월부터 주당 52시간 근로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야간근무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고수한 채 별다른 대책도 세우지 않아 직장인들은 속만 태우는 실정이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의뢰해 재직자 수가 300명이 넘거나 올해 안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10개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한 기업이 절반인 5개로 집계됐다.

해당 5개사 재직자 중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15~50% 수준이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체 평균인 16%, 18%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5개사 재직자 중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30~70% 정도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평균인 31%, 33%에 비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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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인력이 1,000명이 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에스티유니타스는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0%에 달했다. 10~11시간 근무한다고 응답한 직원도 19%로 집계됐다. 설립 5년 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한 공유경제 관련 스타트업도 1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말한 응답자가 38%로 조사됐다.

재직자들은 이들 업체가 초과근로문화를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양적 성장에 골몰한 나머지 노무관리에 무감각한 기업문화를 꼽았다. 한 숙박 관련 스타트업 재직자는 “매년 직원을 수십명씩 채용해 어느덧 직원 수가 300명을 넘었지만 회사는 여전히 ‘스타트업 정신’만 강요하며 수당 없는 야근을 당연시하고 있다”며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하지만 집에 있을 때도 근무 지시가 수시로 내려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7월부터 근로시간단축법 적용 대상으로 주당 최대 52시간 이상 근로가 금지되지만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에스티유니타스 소속 여직원이 밤샘근무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유족 측이 “주당 시간 외 근로시간을 16시간으로 책정하는 등 사측의 상습적인 근로기준법 위반행위가 고인의 우울증을 심화시켰다”며 해당 업체를 고발해 고용노동부 강남지청이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 스타트업 인사팀 관계자는 “워낙 짧은 시간에 성장한 탓에 자신들이 근로시간단축법 대상인지조차 모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아직 회사 입장에서 포괄근로제를 도입한 것 말고는 대책이 없는 게 스타트업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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