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18번째 M&A는 일본 화장품...'차석용 매직'은 계속된다

에이본 재팬 지분 100% 인수

일본 뷰티 시장 공략 가속페달

최근 출시 쿠션파데 홈쇼핑서 돌풍

부드러운 리더십 기업문화까지 바꿔

1분기 영업익 2,837억 역대 최고




인수합병(M&A)귀재로 불리는 차석용(사진) LG생활건강 부회장의 M&A에 대한 갈증은 언제까지 지속 될까.

승부사 차 부회장이 뷰티 선진 시장 일본 공략을 가속화 하기 위해 ‘에이본 재팬(AVON Japan)’의 지분 100%를 105억엔(약 1,032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24일 체결했다. 일본 브랜드로서는 2012년 ‘긴자스테파니’, 2013년 ‘에버라이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 화장품 시장 내 시너지를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에이본 재팬은 LG생활건강의 18번째 인수기업이 됐다.


차석용 부회장은 M&A 황금손이라 불리기도 한다. 2005년 LG생활건강에 합류한 후 그는 수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며 사드 역풍 등 외부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LG생활건강을 만들어 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사들여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데 이어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를 인수했다.

2011년에는 해태음료, 2012년에는 바이올렛드림(옛 보브)과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를, 2013년에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 업체 에버라이프를 품에 안았다. 영진약품 드링크사업부문을 인수해 성장하고 있는 건강음료, 기능성 음료 시장 확대에도 나섰다. 차앤박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 국내 색조화장품 전문 OEM·ODM 업체인 제니스와 도미노 크림으로 유명한 태극제약도 한 식구가 됐다.

1968년 일본 도쿄에서 사업을 시작한 에이본 재팬은 올해로 50년째로 지난해 매출은 약 1,000억 원 수준이다. 에이본은 일본 자국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는 일본 시장에서 매출 순위 21위를 기록하며 랑콤(27위), 에스티로더(41위) 등의 글로벌 브랜드 보다 상위에 랭크해 있다.


LG생활건강은 그 동안 긴자스테파니, 에버라이프를 통해 일본 시장 내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 성향 등을 감안해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통신판매 채널에 우선적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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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쿠션파운데이션과 같은 신제품을 홈쇼핑에서 성공적으로 출시, 일본 양대 홈쇼핑 채널 중 하나인 QVC 1위를 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가는 중이다. 이종원 LG생건 홍보부문장은 “현지 소비자 친근성, 50년간 현지업체와 우호적인 관계 등을 바탕으로 일본 내 사업의 장애 요인을 해소하고 기존 사업 확대의 시너지 창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차 부회장은 외부에서는 M&A 승부사지만 사내에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 경영 스타일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LG생활건강의 기업 문화까지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화장품 업계의 대표적인 ‘워라밸’ 기업으로 꼽힌다. ‘정시 퇴근제’와 ‘유연근무제’는 최근 대기업들이 도입하기도 전에 이미 적용돼 직원들의 창의력을 일깨워주는 데 한 몫 했다.

지난해 대형 뷰티기업 중 유일하게 사드 역풍을 빗나간 LG생건은 1·4분기도 화려한 성적표를 과시했다.

이날 발표한 실적을 보면 매출 1조 6,592억 원, 영업이익 2,837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9.2%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005년 3·4분기 이후 50분기 성장이라는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05년 1분기 이후 52분기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3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수익 증가에 따른 현금유입으로 부채비율도 올 1·4분기에 57.0%로 낮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화장품 사업은 매출 9,477억 원, 영업이익 2,120억 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각각 12.1%, 20.1%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의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포인트 개선된 22.4%를 기록했다. ‘후’는 국내와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매출이 35% 성장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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