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헐크·엑스맨·아이언맨·판타스틱4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든 미국 만화산업계의 거물 스탠 리(사진)가 ‘미투’ 폭로에 휘말렸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ABC방송 등 미국의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96세인 리 마블코믹스 명예회장이 마사지를 받으면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피소됐다. 마사지 테라피스트로 일하는 시카고 여성 마리아 카르바요는 22일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리가 지난해 4월 21일과 22일 코믹엑스포 참석 차 시카고를 방문해 호텔 객실에서 2차례에 걸쳐 마사지를 받는 도중 본인과 카르바요의 몸을 만지고 신음 소리를 크게 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둘째 날에는 마사지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그러자 리가 일어나 화를 내면서 마사지를 계속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카르바요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리는 부자이고 유명해 내가 일자리를 잃게 될까 두려웠다”며 “그러나 다른 여성들이 존엄성을 지키고 존중받기 위해 미투 선언을 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게 됐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징벌적 손해배상금 5만달러(약 5,500만원)와 변호사비를 포함한 법정 소송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리의 변호인단은 리가 90대 중반의 나이임을 강조하면서 혐의를 일축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소송에 대해 “돈을 뜯어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는 1939년 타임리코믹스(마블코믹스의 전신)에 입사해 당시 큰 인기를 모은 ‘캡틴아메리카’의 각본 일부를 쓰면서 만화 원작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마블코믹스를 대형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