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마크롱의 스킨십 외교...'새로운' 이란 핵 합의 나올까

트럼프 "새협정 이뤄질 가능성있다"

마크롱 "2025년 이후도 포함돼야"

시리아 문제도 마크롱 의견에 동조

로하니 "美佛, 재협상권 없다" 반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으며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으며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스킨십 외교’가 통한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이란 핵 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추진을 시사하는 등 이전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란 핵 합의를 “매우 나쁜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파기를 시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국빈인 마크롱 대통령과의 스킨십 외교를 바탕으로 정책적 이견을 서서히 좁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하는 대신 새로운 협정 체결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욱 큰 합의를 위한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협정은 잘못된 토대에 있기 때문에 굳건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협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협정은 지난 2015년 7월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이 합의한 것으로 이란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선 기간 때부터 이란과의 핵 협상을 ‘최악의 협상’이라고 평가해왔다. 최근에는 오는 5월12일까지 강력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이란 측도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고려하겠다”며 핵무기 개발도 불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아 중동 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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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제무대의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마크롱이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핵 협정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논의했다”며 “지금부터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2025년 이후 핵 프로그램 재개와 관련한 내용이 새 협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돌아선 듯한 뉘앙스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며 당장 철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오랜 기간 미군이 주둔하기를 요구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동조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외신들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다음달 12일에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기존의 이란 핵 협정 파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 전까지 이란 핵 협정을 “미친 짓” “터무니없다”고 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누그러진 태도였다고 전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 합의 수정안에 대해 “7개국이 이뤄낸 합의를 두 나라가 재협상할 권리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은 줬던 것을 원할 때 다시 빼앗을 수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핵 합의 수정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과 같아서 한 번 열면 닫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핵협정은 7개국과 유럽연합(EU)이 이뤄낸 것이므로 재협상은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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