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카드뉴스] 진돗개부터 송이버섯까지…文·김정은 주고받을 선물은?

DJ, 김정일에 대형TV·VTR세트 선물

진돗개-풍산개 두 마리씩 맞교환도

노무현은 대장금 등 드라마 DVD 건네

물품에 따라 안보리 제재 가능성 있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이미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과 국민들의 관심이 이곳을 향하고 있는데요. 회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환할 선물에 대한 관심도 대단합니다.

국가 정상들의 만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선물입니다. 정상외교에서 선물은 각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주고받는다는 큰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국가 정상간 선물을 고를 때는 상대 정상의 취향 뿐 아니라 국가간 역사와 상황 등을 면밀하게 고려한 후 정하게 됩니다.


일례로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취미인 낚시를 고려해 대나무로 만든 전통공예 낚시대를 선물했고, 푸틴 대통령은 1800년대 조선에서 만들어져 1950년대 미국으로 반출된 칼 한 자루를 선물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취향을,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해 선물을 정한 거죠.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선물은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2000년, 벽을 넘어 전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물은 네 가지 였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자주 본다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취향을 고려해 60인치 대형 TV와 VTR 3세트를 선물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자오르간도 같이 가져갔죠.

김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화’와 ‘통일’이라는 이름의 진돗개 두 마리도 함께 보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선물에 화답해 ‘단결’과 ‘자주’라는 이름을 가진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후에 풍산개들의 이름을 남·북한이 함께 잘해나가자는 뜻에서 ‘우리’와 ‘두리’라고 고쳐지었죠. 당시 풍산개들은 2013년 모두 노환으로 자연사 했지만 다행히 많은 자손을 남겨 토종 풍산개 보존에도 기여했습니다.


2007년, 선을 넘어 평양에 닿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물은 이전보다 큰 스케일을 자랑했죠. 무려 나전칠기로 만든 8폭짜리 병풍을 선물한 것입니다. 가로 3.8m, 높이 1.9m의 크기에 무게만 약 30kg에 달할 정도로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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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무궁화 모양의 다기와 접시, 보성 녹차 등 지역별 명차들도 선물했습니다.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이 가장 좋아했던 선물은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 DVD 세트였습니다. 배우 이영애씨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의 취향을 완전히 ‘저격’한 선물이였죠.

선물들에 대한 화답으로 김 전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최고급 특산품인 칠보산 송이버섯 약 300상자를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상 끼리 선물을 주고받기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른 대북거래 금지 때문이죠.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통해 사치품의 대북거래가 금지됐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당 제1부부장)의 방남 등 남북 교류 활동 중 어떠한 선물도 교환하지 않았던 것도 제재를 의식했기 때문이죠.

지난달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보더라도 선물 교환에 따른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영상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금빛 장식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대형 도자기를 비롯해 찻잔세트와 비단, 보자기, 장신구 등을 선물하는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문제는 선물들의 가격입니다.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이 김 위원장 부부에게 준 선물의 가격이 최소 한화 4억1,500만원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미화 100달러 이상의 자기·식기류, 보석·귀금속류는 안보리 결의에 금지 품목으로 명시돼 있기에 충분히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으로 볼 소지가 있는 것이죠.

이미 청와대는 김 위원장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이 선물을 교환하는 시간은 분명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 대화의 메시지를 담고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선물은 어떤 것일까요? 이틀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서 확인해 보시죠!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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