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엘리엇 공격에 비전으로 주주가치 보여준 현대모비스

미래 자동차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

2025년 매출 44조 청사진 제시

전략적 M&A 적극 추진 방침도 밝혀

김상조 "엘리엇 요구는 부당"

현대모비스(012330)가 미래성장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모비스의 모듈·AS부품사업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 합병에 반대한 데 대한 첫 대응 카드다. 오는 5월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단속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모비스는 26일 올해 25조원으로 예상되는 존속 모비스의 매출 규모를 2022년 36조원, 2025년 44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평균 성장률은 8%에 달한다.


핵심은 미래 차 사업의 확대다. 현대모비스는 5조원 수준인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사업의 매출액을 2025년 11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자율주행 분야는 센서와 제어장치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커넥티드카 분야에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지난해 9,200만대 수준이었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시장은 2025년 5억4,00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차 분야에서 확보한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직접 공략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사업 의존도를 줄여 독자적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일단 목표는 지난해 60억달러 수준이던 해외 수주 규모를 2025년 1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잡았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6조5,000억원은 분할 후 존속 모비스에 남는다. 모비스는 이를 기반으로 그룹 전반의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규모와 형태에 상관없이 M&A 대상이다. 아울러 정보기술(IT) 기업을 품어 이종 산업 간 융합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현대모비스가 존속 부문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모듈 및 사후관리 사업부를 떼어내고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존속 모비스의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된 반면 분할 모비스는 저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 사업부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존속 모비스에 대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 지배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8%로 모듈·AS 사업 부문은 10.2%, 나머지 부문은 2.1%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된 분할 비율은 0.79대0.21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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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하며 주주들에게 분할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분할되는 모듈 및 AS 사업부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내는 사업인데 분할 비율은 이를 반영하지 못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한 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산업자본인 지주사가 금융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에 저촉된다”며 “엘리엇의 요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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