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경찰서는 27일 여동생 B씨로부터 지난 1월 2일 숨진 언니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설, 모로코에서 팔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충북 증평군에 사는 언니 A(41)씨와 네살배기 조카가 숨진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채 해외로 달아난 여동생 B(36)씨가 언니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설해 모로코에서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동생은 언니 차와 휴대전화를 팔아 인도네시아 발리, 말레이시아, 터키, 모로코를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괴산경찰서는 27일 B씨로부터 지난 1월 2일 숨진 언니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설, 모로코에서 팔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1월 2일은 B씨가 1,200만원의 저당권이 설정된 언니의 SUV를 중고차 매매상 C씨에게 1,350만원에 판 날이다. 이날 B씨는 언니가 종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B씨는 언니 차를 판 다음 날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했다가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틀 뒤 B씨를 사기와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구속했고, 27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모녀 사망 시기도 지난해 11월 27·28일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B씨가 지난해 11월 27∼28일께 언니의 전화를 받고 아파트를 찾아가 보니 조카가 침대에 숨진 채 누워 있었고, 언니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 베개로 아이를 짓눌렀다. 2시간 후에 자수할 테니 가만히 있어라. 나도 독극물을 삼켰다는 말을 이날 언니한테서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에서도 아이가 경부압박과 코와 입이 막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면서 “B씨가 체포된 후 처음 진술한 내용과 그 이후 조사 때 한 말이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통화기록을 분석해 B씨의 이 같은 진술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A씨는 생활고와 빚 독촉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사실상 결론났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