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처럼 농업에 자신의 인생을 베팅하는 청년들이 점차 늘고 있다. 정년보장은커녕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직장과 팍팍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신선한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보람’과 평생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정보기술(IT) 발달로 도농 간 격차가 줄어들고 농사가 더 이상 ‘몸’이 아닌 ‘창의력’으로 승부를 거는 6차 산업으로 변모하는 점도 청년들이 농촌으로 귀환하는 이유다.
농업에 대한 청년들의 뜨거운 열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1,168명을 선발하는 이번 사업에는 3,326명의 청년이 지원해 3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상외로 많은 청년이 몰리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431억원을 반영해 400명을 추가 선발하기로 했다.
최종 선발된 1,168명을 분석해보면 비농업계 졸업생이 773명(66.2%)으로 농업고등학교나 농업대학 등 농업계 학교 졸업생 395명(33.8%)의 두 배에 육박했다. 과거에는 농촌에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던 재촌인이 호구지책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농사라고는 전혀 모르는 도시 청년이 ‘농업’에 인생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는 셈이다. 시각영상디자인과 미술교육을 전공한 전주영 씨도 전형적인 ‘도시여자’에서 ‘농업인’으로 인생전환을 시도한 사례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대 입시 특강을 하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생계를 꾸리던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치유·교육농장을 열기로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체험학습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농업에 뛰어든 셈이다. 강동윤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귀농 청년들은 자신의 전공을 농업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농업의 지평을 넓히는 선도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