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1兆 자사주 소각…내달 주총 표심잡기 반격

엘리엇 공격에 '주주가치 제고'

보통·우선주 등 854만주 소각

그룹 차원서 주주 환원책 강화

특별배당 등 추가유인책도 고려

2815A21 현대차자사주소각



현대자동차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카드를 빼 들었다. 현대차(005380)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4년 만으로 현대모비스(012330) 분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7일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의 이익소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소각될 자사주는 총 발행주식의 3% 수준이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중 보통주 441만주와 우선주 128만주 등 569만주를 소각하고 이후 보통주 220만주, 우선주 65만주 등 총 285만주를 사들여 소각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기존 보유 자사주 소각 약 5,600억원, 추가 매입 후 소각 약 4,000억원 등 총 9,600억원 규모다.


현대차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3일 엘리엇의 요구 중 하나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소각이지만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수개월 동안 검토작업을 거쳐 확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의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을 결정할 주총(5월29일)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주주 표심을 다잡기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관련기사



당장 기관투자가를 포함해 현대차의 굵직한 주주들 대부분은 현대모비스에도 투자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엘리엇 역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기아차 지분을 합쳐 약 1조원을 투자한 상태고 국민연금도 현대차 지분 8.44%와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쥐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김진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그룹 차원의 주주 환원책을 강화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동시에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주주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은 현대모비스로서도 이득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주당 4,000원(보통주 기준)씩 총 1조795원을 배당했고 현대모비스는 연간 2,000억원 이상을 배당 수익으로 챙겼다. 현대차가 배당 규모를 유지하면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든 만큼 주당 배당액은 늘어난다. 배당 수익이 늘어나면 현대모비스의 인수합병(M&A) 여력이 더 커져 주주에게 유리하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자사주 소각을 시작으로 모비스 주총 전 추가 유인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별 배당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이익잉여금은 6조원대다..
/맹준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조민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