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음달 1일 ‘물벼락 갑질’ 논란을 빚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한 가운데 경찰이 조 전 전무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전무에 대해) 현재까지는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며 “특수폭행과 관련한 부분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소환하는 대로 당시 문제가 된 회의에서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A광고업체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 전 전무가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확인을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 등을 상대로 진술을 받아왔다. 다만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추가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도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30일 “일부 피해자를 찾아서 진술을 받았다. 계속해서 여러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피해자를 만나 조사도 했지만, 내부에 있는 사람은 진술을 꺼리는 것도 있다”며 “지금은 피해자 확보에 주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내사는 경찰이 정식 수사에 들어가기 전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검토하는 절차다.
최근 SBS에 따르면 2013년 조 회장 자택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한 작업자는 이 이사장이 폭언·욕설을 하고, 무릎을 꿇린 채 따귀를 때리는 등 폭행했다고 폭로했다. 한진 계열사인 인천 하얏트호텔 직원들은 JTBC에 “이 이사장이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에게 폭언하고, 해당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도록 만들었다”고 제보했다.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증축공사 현장에 있었다는 한 제보자는 공사 현장에서 상급자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안전모를 쓴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게 삿대질하거나 고함을 치고, 등을 밀치거나 서류뭉치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이 여성이 이 이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서울경찰청 광수대 관계자는 “(동영상 제보와 관련해) 인천청에서 (피해자) 진술을 받았다”며 이 이사장이 피해자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세청과의 유착 정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