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실물경기 위축 신호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순항하는 듯하던 경기회복 가도에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산업활동을 보면 경기회복세가 수그러들고 있음을 알리는 지표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3월 전체 산업생산은 1.2%나 줄어들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쇼크 수준의 산업활동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감은 더 커진다. 제조업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수준으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5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공장이 덜 돌아가고 투자도 부진하다는 것은 앞으로 경기 흐름에 악재가 된다는 점에서 심상찮다. 경기 체감도가 높은 건설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반도체와 더불어 수출의 쌍두마차이자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의 생산과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소비지표인 서비스 산업 쪽에서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 위안거리지만 회복의 강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오히려 최근 소비심리 지표는 줄곧 내리막이라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업활동 동향은 실물경기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경기지표다. 월간 통계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지만 실물경기 여러 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만큼 거시정책 운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얼마 전 발표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1.1%를 기록한 데 대해 정부가 자못 고무된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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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같은 정책이 기업 활동은 물론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을 지우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해왔다. 성장률 같은 거시경제 지표에서는 이런 정책 부작용은 제때 잘 포착되지도 않는다. 따지고 보면 1·4분기 깜짝 성장은 직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의 덕이 크다. 연초에 앞당긴 재정지출과 평창동계올림픽 같은 일회성 이벤트도 영향을 미쳤다.

성장률 지표에 가려진 실물경기 이상 조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물경기의 부진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저성장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에 대한 낙관론은 절대 금물이다. 대외경제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경제에 차츰 전방위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남북해빙 무드에 취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지금이야말로 3%대 성장 경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없는지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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