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OECD 리포트] 청년 일자리 문제, 교육서 해답 찾자

박정호 KDI 경제정보센터 팀장

졸업 후 현장서 바로 활용가능한 인재 길러야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당면 과제 중 고용 문제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고용 문제 중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청년실업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23.3%로 OECD 국가 중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이 극심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OECD 국가들의 평균 청년실업률이 10.4% 수준에 불과했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극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년 고용 내지 청년 일자리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지난 2007~2012년 OECD 회원국 청년층(15~29세) 고용자 수는 750만명 줄었고 해당 기간 고용률은 4.6%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OECD 국가 전반적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청년층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기준으로 OECD 전체 인구 중 청년층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오는 2020년까지 청년층 인구 비중은 덴마크를 제외한 OECD 모든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청년층 인구 비중의 감소와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령층 인구 비중이 증가할 경우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어떠한 성과를 보이는지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이 됐다. 노동시장에서의 청년층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대비 2012년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거의 모든 OECD 국가에서 감소하고 있다.

0215A37 리포트


☞ 고용, 양적·질적 악화일로

고령화로 청년 고용 중요한데

경제활동참가율은 되레 줄어

韓청년실업 23% OECD 최고

타연령층보다 임시직 비율 높아

☞ 주요 선진국의 해결책은

英 교육과정 ‘직업 중심’ 개편

獨 교육프로그램에 재직자 참여

佛 인턴과정 이수해야 학위받아

우리도 사회적 수요부합 노력을


OECD 고용전망자료에 따르면 그나마 제공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조차도 질적인 측면에서 영속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자리로 분류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청년층 일자리의 경우 파트타임 고용이 증대되고 있고 임시 고용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저학력 청년층의 고용 상태가 더욱 불안해 비정규직 취업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실직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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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OECD 회원국에서는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으면서 전혀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니트족(NEET·Neither Employed nor in Education or Training)이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OECD 회원국 청년층 중 니트족은 총 3,849만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트족 청년층은 단기적으로는 세수 감소와 복지지출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교육 시스템을 떠난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인적자원으로서의 가치를 훼손해 미래 고용기회 박탈 내지 저임금 근로자로 전락하게 만들어 청년층 빈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OECD 주요 국가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 반면 재정의 건전성도 유지해야 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성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제고하기 위한 해법으로 청년층의 인적자본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OECD가 일자리 데이터베이스(임금·고용·실업·근로시간·자격)를 통해 스킬 현황을 평가한 결과 직업 부분마다 스킬이 부족하거나 과잉을 나타내는 불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영국은 대학 졸업생들이 학문적 역량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황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직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독일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시 현장의 목소리가 투영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현업 재직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과 함께 훈련기간과 최종 합격 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고등교육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인턴과정 이수를 의무화했으며 스위스에서는 노동조합과 경영자연합 등이 직업훈련과정 및 교육과정 설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요 OECD 국가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일부 청년층이 노동시장이나 계속 교육에 필요한 스킬을 갖추지 못한 채 교육기관을 떠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청년층이 졸업과 동시에 일정 소양 이상을 갖춘 숙련 노동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이들의 취업 내지 고용 기회를 확충하기 위함이다.

OECD 주요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실효성 높은 방법 중 하나가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다는 점이다. 앞서 나열한 OECD 국가들의 사례처럼 우리나라 역시 교육 과정 설계시 다양한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 투영될 기회를 제공해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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