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의혹으로 경찰에 출석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2일 귀가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 20분께부터 이튿날 오전 1시 12분까지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 전 전무를 불러 조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전 전무는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진 적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 쪽에 던진 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밀수·탈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는 “(출석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는데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것이냐”고 취재진이 묻자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
경찰 조사에서도 조 전무는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폭행 혐의를 벗어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경찰은 일단 조 전 전무에게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조 전 전무가 폭언이나 폭행으로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중단시킨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증거인멸이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회유·협박이 있었는지도 캐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피해자 및 참고인의 진술, 피의자의 진술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