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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혼외자 논란 설정스님은 왜 유전자 검사·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가.

MBC ‘PD수첩’이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비위를 정조준했다.

1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처와 자식, 학력 위조, 사유재산 소유, 성폭력 등 불교계 큰스님들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을 파헤쳤다.




/사진=mbc/사진=mbc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숨겨진 처자식(은처자), 학력 위조, 사유재산의 세 가지 의혹이다.ㅤ

설정 총무원장은 덕숭문중 수덕사의 방장, 현응 교육원장은 해인사의 주지를 역임한 분으로 조계종을 대표하는 큰스님들이다. ‘

설정 스님은 유전자 검사 등으로 의혹을 해소할 것을 약속하며 총무원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해명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은처자(숨겨놓은 처자식) 의혹과 관련, 1999년 설정 스님의 딸로 지목되는 전 모 씨는 설정 스님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벌인다. ’PD수첩‘은 전 씨가 출생 직후부터 설정 스님의 친인척, 형제, 외가 등지로 끊임없이 주소지를 옮긴 사실을 확인했다.

제작진은 설정 스님이 딸로 지목되는 전 씨에게 돈을 10여 년간 송금해 온 통장계좌내역을 확보했다. 계좌 송금내역은 설정 스님과 전 씨와의 관계를 풀 수 있는 핵심 증거로 설정 스님과 친인척 명의로 여러 차례 거액이 전 씨에게 송금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심지어는 사찰 명의로도 입금이 되었다. 설정 스님과 가족이 전 씨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2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돈을 입금한 정황도 포착됐다. 설정 스님이 유전자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딸로 지목된 전 씨는 캐나다로 출국해 버렸다.


또한 설정스님은 녹음파일에서 “한 번은 XX까지 제거를 해달라 했다”며 반대 측 입장에 서 있는 인물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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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은 학력 위조 의혹도 파헤쳤다. 설정 스님은 수십 년 동안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서울대가 ’서울대에 입학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설정 스님은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단, 그런 소문이 난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설정 스님은 스스로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 수료’라고 썼다. 자신의 대담집에서도 10여 쪽에 걸쳐 서울대 입학과 대학 생활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고 서울대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제시했다. 많은 불교 신도들은 설정 스님이 서울대를 나온 스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랐다.

재산 문제에 쏟아진 의혹도 조명했다. 설정 스님의 형인 대목장 전 씨는 수덕사 인근에 2만 평 토지에 13개 동 규모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그런데 고건축박물관이 자금난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아 와서 가등기를 한 인물이 동생 설정 스님이었다. 설정 스님은 고건축박물관을 담보로 같은 날, 같은 시기, 같은 지점의 은행에서 형인 전 씨와 함께 13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했다.

종교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진실과 정직성이다. 설정 스님은 여전히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PD수첩’ 방송을 앞두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는 등 조계종 측의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리며 1일 방송은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전파를 탔다.

사법부는 ‘PD수첩’의 취재가 근거 없는 막연한 의혹제기가 아니라, 치밀한 취재를 통해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PD수첩’이 “프로그램에서 객관적 및 주관적 자료들을 나름대로 상당히 수집하였고 이를 근거로 제시”하였다고 인정했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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