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최고경영자(CEO) 4명을 이끌고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省) 선전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두 번째 해외 출장이자 지난달 7일 유럽·캐나다·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26일 만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 속에 미래 사업과 관련한 모종의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정보기술(IT) 굴기’를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고 그룹 차원의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이날 오전 김기남 DS부문장(사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선전으로 출국했다”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등과 비즈니스 미팅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선전은 BYD를 비롯해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DJI 등 중국 혁신 기업들과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고 있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다. 이 부회장은 현지 기업인들을 만나 반도체 공급 확대는 물론 중장기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래 먹거리인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공급선 확대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부품 사업 CEO와 함께 직접 해외 현장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단순 사업점검 차원이 아닌 전장 사업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확정하기 위한 목적의 출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